소문난 물광 '리쥬란' 아직 안 써봤어?... 더욱 빛날 '파마리서치'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 2023.07.02 09:00

[종목대해부] 파마리서치

편집자주 |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2차전지와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기술주들이 번갈아 상승하는 테마 순환매 장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에 조정이 찾아왔다. 지난 2일 2600선을 돌파하며 12거래일 연속 승승장구하던 코스피는 8거래일 동안 2500선을 횡보하고 있다. 실적 대비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탓이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여파가 이어지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장은 연일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 투자 난이도는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화해 무드를 보이던 미국과 중국도 다시 갈등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증시에서 변동성이 커질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펀더멘털이 튼튼한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꾸준한 실적을 보여주는 종목을 공략해야 하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의료기기와 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실적 모범생 파마리서치를 주목한다. 2015년 7월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파마리서치는 단 한 번의 영업적자도 낸 적이 없다.



상장 이후 꾸준히 성장해온 파마리서치



30일 증시에서 파마리서치는 전 거래일 대비 1400원(0.98%)오른 14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14만7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한 파마리서치는 올해 들어서 105.58% 올랐다.


파마리서치는 1993년 수입 의약품 컨설팅 업체로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초창기에는 글로벌 헬스 케어 브랜드 오므론(Omron) 사의 제품을 국내에 가져와 판매했다. 헬스 케어 제품을 판매하는 대리점에서 벗어나 재생의학 분야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소재 개발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 한 건 2008년부터다.

2008년 파마리서치는 이탈리아 마스텔리(Mastelli)사의 연골조직 재생 치료제인 플라센틱스 국내 독점 판매권을 획득했다. 이후 Mastelli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재생 기술에 관한 노하우를 확보했다. 같은 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조직 재생 촉진물질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과 PN(폴리뉴클레오티드) 국산화를 위한 연구 개발을 진행했다.

이듬해 KIST와 공동연구를 마친 파마리서치는 2013년 강원도 강릉시에 우수 제조관리기준(GMP) 인증을 받은 공장을 준공해 PDRN과 PN의 원료 조달부터 완제품 제조까지 국산화에 성공했다.

PDRN과 PN의 원천기술은 Mastelli사가 가지고 있지만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파마리서치는 PDRN과 PN을 추출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한 덕택이다. 송어에서 PDRN과 PN을 추출하는 Mastelli와 달리 파마리서치는 연어의 생식세포를 이용한다. 송어보다 연어에서 추출할 수 있는 PDRN과 PN의 양이 더 많다. 파마리서치가 소재한 동해안은 세계적인 연어 산란지로 손꼽혀 원재료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파마리서치의 매출액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래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6년 대비 323.48% 증가한 1948억원이었고, 영업이익에선 지난 8년간 단 한 번의 적자도 허용하지 않았다.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파마리서치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23.31% 증가한 2402억원을, 영업이익은 30.96% 증가한 86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PDRN과 PN은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파마리서치의 관절염 치료제 콘쥬란과 안면부 주름 개선제 리쥬란의 원료다. 콘쥬란과 리쥬란이 포함된 의료기기 부문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3.0% 오른 301억원으로 추정된다.


고령화 시대 주인공 '콘쥬란'...국내 시장부터 차근차근



관절강 내 주사 콘쥬란은 파마리서치 성장세의 한 축을 담당한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고 2019년 한국보건의료원에서 신의료기술 인증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콘쥬란. /사진제공=파마리서치.

콘쥬란은 출시 초기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를 보였다. 2020년 1분기 콘쥬란이 건강보험 급여 품목으로 전환됐을 당시 신지훈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3월부터 연말까지 연간 매출액 100억원을 예상했으나 3월에 10억원, 4월에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예상을 상회하는 수요를 보였다"며 "연간 예상 매출액을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상향한다"고 분석했다.

관절강 내 주사제 시장 전망도 밝다. 고령화로 관절염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환자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병증을 앓는 환자 숫자는 △2017년 376만3950명 △2018년 387만4622명 △2019년 404만2159명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줄어들며 2020년 환자 수는 382만4113명으로 줄었지만 2021년 다시 399만4333명으로 늘어 연간 400만명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관절염 환자 숫자가 늘어나며 국내 관절강 내 주사제 시장은 지난 5년간 연평균증가율(CAGR)이 11%에 달했다. 2021년 기준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한 약 2000억원 수준이다. 콘쥬란은 기존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던 히알루론산보다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경증에만 사용 할 수 있는 히알루론산과 달리 콘쥬란은 관절강 완전 협착으로 인해 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경증·중증 환자 모두에게 사용 가능하다.


콘쥬란은 히알루론산보다 보험 급여 인정 횟수가 약 1.7배 많다는 점에서 의사도 반긴다. 통상 급여 인정 횟수가 많을수록 환자의 내원 빈도가 높아져 도수치료나 충격파 치료 등 비급여 시술을 더 많이 권유할 수 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콘쥬란은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 중"이라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을 시작해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로 도약하는 물광주사 '리쥬란'



파마리서치 실적을 말할 때 리쥬란을 빼놓을 수 없다. 필러는 주름 원인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해 효과가 일시적이지만 리쥬란은 세포조직을 재생시키는 항노화 치료제로 평가돼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강남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세를 불리며 출시 9개월 만에 600개 병원에서 리쥬란을 채택했다.

리쥬란(좌), 리쥬란 HB PLUS(우). /사진제공=파마리서치.

리쥬란은 8년 가까이 PDRN과 PN을 활용한 피부미용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엔 대법원으로부터 PDRN과 PN의 제조 독점권을 인정받았다. 리쥬란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리쥬란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군도 확장하고 있다.

2021년 말 히알루론산(HA)과 국소마취제 리도카인을 첨가한 리쥬란 HB PLUS를 출시하는 등 기존 제품도 꾸준히 개선 중이다. 국소마취제를 더해 리쥬란 대비 통증 정도가 감소했다. HA 성분도 있어 즉각적인 물광 효과도 볼 수 있다.

리쥬란은 탈 마스크 시대 수혜를 온전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며 얼굴 노출이 잦아짐에 따라 피부관리에 신경 쓰는 사람 숫자도 늘고 있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피부과 시술 소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피부 자가 재생 능력을 활성화해주는 리쥬란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올해 1분기에는 해외 매출액 비중이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조은애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쥬란 수출은 2022년 전년 동기대비 42% 증가했고 올해는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크라이나,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기존 수출국에서는 안정적인 수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하반기에는 중남미로 수출 국가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의료기기 해외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03% 증가한 393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유전략 유효



신성장동력인 화장품 부문도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1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56.2% 성장한 139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30억원 초과했다. 화장품 유통경로에서 마진이 좋은 면세점과 올리브영의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원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쥬란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사후 관리를 위해 리쥬란 화장품 수요도 늘고 있다"며 "로드샵, 면세점 내 수요 증대도 더해지는 만큼 리쥬란 코스메틱은 리쥬란과 더불어 매출을 견인하는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한 탓에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파마리서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9.68배로 경쟁사와 비교할 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하태기 연구원은 "현재 주가가 급등한 상태여서 일시적인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하 연구원은 "과거 한류 덕택에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아시아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며 PER이 30~50배 이상에서 형성됐다"며 "K팝과 한국 드라마 등의 인기로 에스테틱 산업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장기 관점에서 매수 후 보유 전략이 여전히 적절하다"고 했다. 올해 2분기 파마리서치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6.5% 증가한 579억원, 영업이익은 20.69% 오른 2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파마리서치 직원들이 연어사업소(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에서 재생의약품에 활용할 연어 정액을 채취하고 있다. / 제공=파마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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