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6월29일까지 ETF 시장 전체 거래대금(매수+매도) 692조2230억원 가운데 개인이 341조8320억원을 기록하며 49.4%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ETF 시장 거래대금의 절반 가량을 개인이 점유한 것이다. 이는 국내 기관투자자(29.6%)와 외국인(19.8%)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채권형 ETF가 각광받으며 채권형 ETF에 개인 자금이 몰렸다. 2023년 상반기 개인이 가장 많이 산 ETF 상위 10종목 가운데 6~10위 5종목을 모두 채권 ETF가 차지했다. 특히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TIGER 24-10 회사채(A+이상)액티브 ETF는 1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상반기 신규 출시된 ETF 63종 가운데 금리형을 포함한 채권형 ETF는 29종에 달했다. 신규 채권형 ETF는 출시와 동시에 시중 자금을 흡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올해 출시된 채권 ETF 가운데 ARIRANG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ARIRANG 국고채30년액티브, TIGER 25-10 회사채(A+이상)액티브 등은 3000~4000억원대 시가총액으로 빠르게 몸집이 불었다.
개인의 채권 ETF 매수는 지난해부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채권 금리(이자) 매력이 높아진 영향이다.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이던 채권 투자의 대중화가 시작된 것. 특히 채권 ETF는 주식을 매매하듯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으로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어 빠르게 성장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자금 시장 경색이 완화되고 채권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채권형 ETF와 채권 액티브 ETF로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며 "특히 국내 채권 관련 액티브 ETF가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하며 큰 성장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만기가 짧은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KODEX 단기채권PLUS와 같은 단기채 ETF를 비롯해 원화 약세 예상시 수익이 날 수 있는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 액티브, KODEX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미국 단기채·단기 금리 ETF)가 상장됐다.
특히 지난해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투자 매력이 급격히 높아진 장기채 ETF는 채권 ETF 중에서 올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장기채 ETF는 금리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할 때 상당한 시세차익을 볼 수 있어 금리 하락기에 매력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 본부장은 "금리 정점론에 무게가 실리며 듀레이션(채권의 투자원금을 회수하기까지 기간)이 가장 긴 30년 장기채 ETF에 개인 매수가 몰리고 있다"며 "장기채ETF는 금리가 하락할 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동시에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분할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물가 상승에 연동해 수익이 올라가는 '인플레이션 방어' 기능을 가진 물가채 ETF도 등장했다. 지난해 5월 키움투자자산운용은 KOSEF 물가채KIS를 상장했다. 그밖에 일반 채권처럼 만기가 있는 KODEX 23-12 국고채액티브와 같은 만기매칭형 채권 ETF도 지난해 처음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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