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의 야심작도 통했다…5성보다 잘 나가는 4성급 호텔의 이유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 2023.06.30 05:35

신라스테이 내년 세종 사업장 오픈, L7도 부산 진출 앞둬

팬데믹(감염병 풍토병화) 이후 가성비를 앞세운 주요 4성급 호텔들이 업계의 효자사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국내를 대표하는 주요 호텔 브랜드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사업장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2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4성급 비즈니스 호텔과 라이프스타일 호텔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호텔신라의 신라스테이, 호텔롯데의 롯데시티호텔과 L7, 조선호텔앤리조트의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이 대표적이다. 4성급 호텔이지만 오히려 수익성 측면에서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5성급 호텔보다 낫다는 평가다.

4성급 호텔들의 특징은 한두명이 머무를 수 있는 객실을 사업장당 300여개 수준으로 두고, 수영장이나 연회장, 피트니스룸 등 부대시설을 없애거나 최소화해 숙박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그만큼 관리자 입장에선 운영 비용이 크게 들지 않고, 고객들 입장에선 10만원대에도 1박이 가능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다. 팬데믹 시기에도 가성비를 선호하는 내국인 호캉스족들을 사로 잡아 위기를 견딜 수 있었다.

비슷한 사업 모델을 가진 해외 호텔 브랜드로는 이비스나 홀리데이인이 있는데 국내 시장에선 신라스테이가 독보적이다. 2013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선보인 야심작 신라스테이는 브랜드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이면서 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연간 100만 객실 판매 돌파란 국내 호텔시장에서 전무후무한 기록도 세웠다. 호텔업계에선 신라스테이의 실적이 호텔신라 호텔&레저 전체 사업의 70~80%를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현재 전국 14개 사업장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당장 내년 세종시에 문을 열 예정이고, 이후 전주와 제주(2호점)는 물론 북미 등 해외시장도 넘보고 있다.


L7호텔 객실(왼쪽),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미팅룸.
롯데호텔도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호텔 7개 사업장과 라이프스타일 호텔인 L7 3개 사업장의 활약이 돋보인다. 거의 매번 만실에 가까운 실적을 내고 있고, 특히 '롯데'라는 이름을 빼면서까지 젊은층을 겨냥해 차별화를 내세운 L7은 5성 호텔보단 부담이 적고, 4성 호텔보단 고급스러운 '4.5성' 전략으로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L7은 현재 서울에만 3개 사업장이 있는데 부산에도 해운대점이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 문을 연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은 서울역과 명동에 사업장이 있는데 일주일 이상 머무르는 장기 투숙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역 사업장에는 서울 외곽으로 KTX를 타고 오가는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호텔 브랜드들은 보통 4성급 호텔이지만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5성급 호텔 수준의 쾌적한 숙박이 가능해 국내 고객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국내 대도시에 놀거리나 볼거리가 많은 만큼 호텔에선 저렴하게 숙박만 하고 식사나 다른 여가활동은 호텔 바깥에서 해결하는 외국인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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