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바이오 주가…회사도 경영진도 자사주 사들인다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 2023.06.29 17:44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자기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다. 신탁사에 맡기거나 직접 시장에 주식을 매입하는 두 가지 방식이다. 일부 바이오사에선 임직원이 주식을 사들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 회사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부터 오는 12월 28일까지 6개월간 5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주주환원 정책 일환이다. 레고켐바이오 측은 "설립 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작년 말부터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의 일부를 잉여금으로 전환해 자사주 취득금액 재원이 되는 배당가능 이익을 확보했다. 부진한 주가 흐름을 가늠한 것이다. 이번 자사주 취득 결정은 지난 4월 잠시 오름세를 보였던 주가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레고켐바이오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3만6200원으로 작년 말 4만2850원에서 15.5% 하락했다.

셀트리온도 지난 23일 오는 9월 22일까지 3개월간 5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 결정이 올해만 세 번째다. 규모는 총 1500억원에 달한다.

셀트리온도 올해 주가가 지지부진했다. 29일 종가가 15만2500원으로 작년 말 16만500원보다 5% 떨어졌다. 서정진 회장 복귀가 결정된 후인 4월 최고점(17만9800원)보단 15.2% 하락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사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으로 올해 세 번째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게 됐다"며 "다양한 제품 파이프라인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달 일부 진단업체에선 경영진이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경영진의 주식 취득은 주주가치 제고 및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경영 활동으로 평가된다. 제놀루션은 지난 19일 최재형 경영관리본부장과 김민이 연구소장이 총 1억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했다. 특히 김 소장은 김기옥 제놀루션 대표이사의 딸로 오너일가다.

제놀루션 관계자는 "올해 3월 RNA 기반 꿀벌 낭충봉아부패병 치료제 국내 임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뒤 품목허가 신청을 마친 만큼 PBR(주가순자산비율) 1 미만의 현재 주가 수준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특수관계인의 장내매수는 더 이상 주가 하락을 용납하지 않겠단 경영진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놀루션은 41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랩지노믹스에서도 최근 김정주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 6명이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총 10억원 규모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주가가 펀더멘탈 및 성장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장내매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랩지노믹스는 지난 1월 최대주주가 진승현 대표에서 루하프라이빗에쿼티로 바꼈다. 최대주주 변경 당시 7000원(공시 기준)이던 주가는 3월 말 5090원까지 내려가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랩지노믹스 주가는 최근 7000원대를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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