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선점하자"…증권사 STO 합종연횡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 2023.07.05 08:17

조각투자·블록체인 기업과 손잡아…상품 자산·기술 확보 나서

증권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STO(토큰증권발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은행, 조각투자 기업, 블록체인 기업 등과 손을 잡고 협의체 구성에 나섰다. 협의체를 통해 사업 방향을 구체화하고, 투자자들이 관심이 있을 만한 투자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STO는 주식, 채권, 부동산, 미술품, 한우 등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에 연동해 소유하는 것을 뜻한다. 유가 증권과 동일하게 증권형 토큰을 보유하고 있으면 배당금, 분배금, 이자 수취 등이 가능하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플랫폼 기업들과 손잡고 빠르게 STO 협의체인 '한국투자 ST프렌즈'의 참여 기업을 늘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에만 블록체인 전문 개발업체 오픈에셋과 MOU(업무협약)를 맺고, 토지·건물 거래플랫폼 밸류맵과도 ST 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국투자 ST프렌즈는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3월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와 함께 결성한 협의체다. 한국투자증권을 주축으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토큰증권을 기록할 블록체인 금융기관 시범 운영을 맡는다. 오픈에셋,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블록체인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고, 문화 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과 밸류맵은 토큰증권 상품화를 맡는다.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증권사들은 앞다투어 STO 협의체를 만들었다. 미래에셋증권의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ext Finance Initiative·이하 NFI)', KB증권은 'ST 오너스', NH투자증권의 'STO 비전그룹', 신한투자증권의 'STO 얼라이언스'가 대표적이다.

증권사들이 STO 협의체를 만드는 것은 아직 STO 시장이 걸음마 단계여서다. 우선 다양한 조각투자 기업을 확보하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STO 협의체를 살펴보면 자산 확보는 조각투자 기업, 유통 플랫폼은 증권사, 기술 지원은 블록체인 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TO 이용자 다수는 개인 투자자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매력적인 자산 확보가 중요하다"며 "그만큼 조각투자기업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STO 협의체 참여 기업을 늘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참여 기업이 늘어날수록 다양한 토큰상품을 만들 수 있어서다.

KB증권은 최근 STO 협의체인 'ST 오너스' 회원사를 상대로 간담회를 열고, 이슈와 점검사항 등을 공유했다. ST 오너스 참여기업은 서울옥션블루, 펀더풀, 하이카이브, SK C&C, 오아시스비즈니스 등 조각투자기업과 블록체인 기업 13곳이다.

지난 3월 미래에셋증권이 SK텔레콤과 결성한 토큰증권 컨소시엄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ext Finance Initiative·이하 NFI)에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합류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하나은행과 블록체인 활용 서비스 상용화 방안을 모색하고, 하나증권과는 직접적으로 토큰증권 사업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의 STO 협의체 'STO 비전그룹' 참여 업체는 지난달 8곳에서 12곳으로 늘어났다. NH농협은행, 케이뱅크, 조각투자 사업자 펀블, 아이디어허브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지난 2월 발 빠르게 STO 협의체를 만든 신한투자증권은 계속해서 참여기업을 늘리고 있다. 참여 기업들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현재까지 40~50개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자체 STO 생태계 구축과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주식, 채권 같은 자산들도 전자증권에서 토큰증권 형태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금융사들에도 토큰화는 장기 과제"라며 " 블랙록 CEO(최고경영자)도 올해 연례 서한에서 토큰화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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