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23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는 건전재정 기조를 계속 이어갈 계획임을 재차 확인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재정기조를 건전재정으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계속된 확장재정 영향으로 나랏빚이 급격히 불어나는 등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경기 부진 속에서도 건전재정 기조 유지를 결정한 것은 우선 올해 들어 세수 부족이 심각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4월까지 누계 국세수입이 전년동기대비 33조9000억원 적은 134조원에 머물며 '세수 펑크' 우려가 커졌다.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 여력 감소와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건전재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판단의 기저에는 "나랏빚 급증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절박함도 있다. 정부는 야당이 주장하는 민생 회복 추가경정예산은 물론이고 세입 경정 추경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국가신용등급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재정건전성 악화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가채무는 4월 말 기준 1072조7000억원에 달했고 연말 1134조4000억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인기 없는 긴축재정, 건전재정을 좋아할 정치 권력은 어디에도 없다. 불가피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야욕이 아니라 진정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긴축·건전재정이 지금 불가피하다"고 했다.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내년 예산안 규모는 올해(638조7000억원)보다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24년 예산 규모를 669조7000억원으로 밝혔는데 이런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말하는 건전재정이 무조건 지출을 줄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비춰볼 때 내년 예산안은 어느 해보다 '선택과 집중'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재정 투입이 필요한 분야로 △국방·법집행 등 국가의 본질적 기능 강화 △약자 보호 △미래 성장 동력 확충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군 장병 처우 개선 △취약계층 사회서비스 확대 △첨단과학기술 R&D(연구개발) 등을 꼽았다.
다만 내년 4월 예정된 총선은 내년 예산에 있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정부가 지출 확대를 최소화한 예산안을 제출해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선거를 의식한 증액 요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표를 의식하는 매표 복지 예산은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며 "이것이 국가와 국익과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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