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사전청약 당첨됐는데…내집마련 코앞서 6년 넘게 '희망고문'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23.06.29 05:30
사전청약 당시 공개된 영종 디에트르 조감도.

지난해 민간 사전청약을 받은 인천 '영종국제도시 디에트르'의 본청약 일정이 1년3개월 미뤄졌다. 입주 일정 연기도 불가피해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6년 이상 희문고문에 시달리게 됐다.


본청약 2023년 4월→2024년 7월로 연기


28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대방건설이 인천 중구 중산동영종국제신도시 RC4-1,2BL에 짓는 '영종국제도시 디에트르'의 본청약 일정이 2024년 7월로 연기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7월 모집공고를 내고 민간사전청약을 실시했다. 아파트 총 1021가구 가운데 868가구(특별공급 포함)가 사전청약으로 공급됐다.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고층 주상복합 단지여서 영종국제도시 안에서도 리딩단지가 될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사전청약 당시 대방건설은 모집공고를 통해 '추정 본청약 시기'는 2023년 4월로 공지했다. 사전청약 실시 후 9개월 만에 본청약에 돌입하겠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올 초 갑자기 본청약 일정이 10월로 연기됐다. 작년 9월과 지난 2월 열린 1·2차 경관심의에서 재검토 의결(부결) 심의를 받은 영향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경관위원회는 1차 심의에서 '지역 상징성을 고려한 주동, 저층부 상업시설 등 입면 디자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부결시켰다. 이에 대방건설이 한개동을 없애고 최고 층수를 49층까지 높이는 등 과감한 시도를 했으나 지난 2월 2차 심의에서 또 한번 부결됐다. 경관위는 '복잡한 입면 패턴 간소화 및 스카이라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심의했다.

그러던 중 이번에는 9개월이나 더 미뤄진 2024년 7월로 연기됐다. 당초 계획인 2023년 4월보다는 1년 3개월이나 늦어진 셈이다. 당장 내달 5일 3차 경관심의 결과에 따라 또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입주 일정 연기도 불가피 하다. 사전청약 당시 발표했던 입주 예정일은 2027년 2월이지만 통상 주상복합 공사기간이 3~4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빨라도 2028년 하반기는 돼야 입주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후속 인허가 절차에서 본청약 일정이 또 한번 미뤄진다면 입주는 얼마나 늦어질지 미지수다.




각종 인허가 변수 산적…입주 지연 불가피



사전청약은 2021년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효과를 앞당기고 청약대기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공공분양에만 적용하다가 민간 현장까지 확대 적용했다.

당시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꼽혔던 '영끌족'을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인허가 절차에서 변수가 생기면 일정 연기가 불가피 한 게 문제다. 특히 민간 사전청약은 건설사가 토지를 분양 받은 후 6개월 안에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했기에 변수가 더욱 많을 수 밖에 없다.

우미건설이 울산 다운2지구 B2블록에 짓는 '우미린' 역시 최근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본청약 일정 연기를 통보했다. 작년 3월 사전청약 당시에는 2023년 5월로 공지했으나 8월로 3개월 미뤄졌다. 2026년 1월로 예정됐던 입주 시기 역시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정이 미뤄지면 결국 피해는 희망고문에 시달리는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보게 된다.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당첨자 지위를 포기하기 전까지는 다른 주택 사전청약이나 일반청약을 신청할 수 없다. 일정 연기가 공지되면서 '영종 디에트르' 사전청약 당첨자 중 일부는 이미 계약 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사전청약의 특성상 주택 건설사업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허가 단계 등의 절차를 거치며 불가피하게 입주 일정 등에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능한 한 원활한 조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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