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고 뜯고 맛보고? 홈쇼핑 따라했다가 '처참'…라방도 길면 안봐요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 2023.06.29 10:00

[인터뷰] 김원기 요기요 '요마트 라이브' 팀장

요마트 라이브에서 한돈 제품을 바로 뜯어 원육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요마트 라이브 캡처
"실시간으로 제품을 뜯어볼게요. 원물의 상태를 낱낱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쇼호스트가 GS더프레시에서 판매 중인 '한돈 삼겹살'을 바로 뜯어 원육을 들어 올린다. 마트에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부분의 신선도나 지방함량까지 한눈에 보인다. 포장된 블루베리도 바로 뜯어 용기 하단의 알갱이가 무르지 않았는지 확인시켜 준다. 제품 하나를 소개하는 데 드는 시간은 1~3분 남짓, 숏폼처럼 짧은 시간 내 필수정보만 제공한다.

배달앱 요기요는 지난 9일 이같은 '요마트 라이브'를 정식 출시했다. GS더프레시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1시간 내 배달하는 '요마트' 인기상품을 선별해 생방송으로 소개한다. TV홈쇼핑 등 다른 라이브 커머스(라방)와 차별화된 점이라면 1시간 내 10~15개 상품의 핵심정보만 뽑아 '짧고 굵게' 소개한다는 것이다. MZ세대 입맛에 맞게 라방도 숏폼처럼 만든 셈이다.
김원기 요마트 라이브커머스 팀장. /사진=요기요
덕분에 최근 요마트 라이브 주문금액은 지난해 9월 베타 테스트 대비 15배, 순방문자(UV)는 5배로 성장했다. 요기요에서 라이브 커머스팀을 이끄는 김원기 팀장은 "베타 테스트 때 1시간 동안 1,2개 상품을 집중 설명하는 기존 TV홈쇼핑 문법을 그대로 따랐더니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았다"라며 "텔레마케터처럼 두 달간 고객을 인터뷰한 결과 요마트 소비자는 니즈가 다르다는 걸 알게됐다"고 말했다.

마트에서 단시간에 제품 구매를 결정하듯 요마트 이용자는 상품이 얼마나 신선한지, 동일한 제품이 배송되는지, 가격은 합리적인지 등을 2~3분 내 빠르게 알고 싶어 한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지난해 대하철을 맞아 1시간 동안 생새우를 판매했다. 유명 셰프를 섭외해 대하 음식 레시피까지 소개했는데 결과는 처참했다, 고객들이 지루하게 느꼈던 것"이라며 "쇼호스트가 식재료를 조리해 먹어보고 맛 평가를 하는 것보단 실제 마트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뜯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언박싱'을 원했다"라고 말했다.



'죽은시간'이 오히려 골든타임…"편의점 상품으로도 확대"


방송 시간도 차별화했다. TV홈쇼핑 황금시간대는 주부들이 한숨 돌리는 오전 10시·오후 8시다. 그러나 요마트 라이브는 '죽은 시간'으로 불리는 주말 오후 4시30분에 시작한다.

김 팀장은 "기존 라방은 주문한 제품을 바로 받는 게 아니다 보니 여유롭게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가 인기지만, 요마트 라이브는 주문 후 1시간 내 배송을 완료해 주말 저녁 직전 구매율이 높다. 지금 필요한 상품을 바로 주문하는 것"이라며 "방송뿐 아니라 배송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도 실시간 체크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오프라인 마트에서의 구매경험을 온라인으로 옮겨오자, 신선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1시간에 최대 1200개 제품이 판매됐을 정도다. 김 팀장은 "'방송에서만 좋은 제품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씻기 위해 방송용 제품도 인근 매장에서 직접 주문해 받아온다"라며 "방송 형식을 바꾼 후론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물류센터 한 곳이 아니라 전국 350개 매장에서 제품이 출발하다 보니 일부 지역에선 구매가 불가할 수도 있다. 퀵커머스 기반 라방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에 요마트 라이브는 방송 편성 전 매장 재고를 확인해 판매 우선순위를 정한다. 방송 중에도 점포별 재고가 상이하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다.

요마트 라이브는 요기요 내 편의점·스토어 상품군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향후 타사 제품의 판매방송을 대행할 가능성도 있다. 김 팀장은 "요마트 라이브가 고객의 오프라인 장보기를 대체하는 고정적인 장보기 서비스로 자리잡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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