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이엠앤아이 'OLED 소재 팹리스' 구축, 신규 먹거리 '2차전지'"

머니투데이 윤필호 기자 | 2023.06.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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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를 만드는 시설은 복잡하지 않은데다 국내외 공장도 이미 충분히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 우리까지 공장을 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OLED 소재 전문가’ 고창훈 이엠앤아이 대표는 지난 23일 경기도 안산시 '경기 테크노파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더벨과 인터뷰를 갖고 핵심 사업을 구상한 배경을 이 같이 밝혔다. 이엠앤아이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OLED 소재 관련 팹리스(Fabless)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2011년 설립한 이엠인덱스의 운영 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팹리스는 말 그대로 생산시설인 팹(공장) 없이 기술 개발을 영위하며 수익을 내는 지식 사업을 말한다. 반도체 산업에서 설계 분야에 주력하는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소재 분야에서는 생소하다. 이엠앤아이는 분자동력학 시뮬레이션을 통한 OLED 관련 신규 소재를 개발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공장을 신규 설립해 발생하는 각종 비용 부담이 적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엠앤아이가 이처럼 독창적인 방식의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 대표가 OLED 소재 분야에서 오랜 기간 구축한 경험과 지식이 깔려 있다. 그는 OELD 소재 분야에서 엔지니어로 줄곧 경력을 쌓았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독일 ‘머크’와 미국 나스닥 상장사 ‘유니버설디스플레이(이하 UDC)’ 출신이다. 특히 UDC에서는 한국 지사 대표까지 지냈다. 이후 2011년 이엠인덱스를 설립하고 대표를 역임했다.

고 대표는 그간 UDC 등 선진 OELD 소재업체에서 경험을 쌓으며 이 같은 사업 방식을 익혔다. 그는 “머크나 UDC도 이런 정책이었는데,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생산은 임대 공장 등을 활용한 외주가공 방식이었다”면서 “OLED는 여전히 ‘테크놀로지 드리븐(기술 주도)’ 영역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기술 발전이 일어나고 계속 새로운 일이 일어나서 지루할 틈이 없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소프트웨어 기술과 접목을 통해 OLED 소재 사업을 더욱 확장했다. 특히 미국의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인 슈뢰딩거(SDGR)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기회를 확보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슈뢰딩거는 양자역학 기반 AI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전문 기업이다. 최근 전자 재료 분야로 발을 넓히는 가운데

신규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각종 R&D를 진행해야 하는데, AI 소프트웨어의 힘을 빌려 더욱 빠르고 대규모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고 대표는 슈뢰딩거와 만나 소재 개발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기술의 활용 방식에 눈을 떴다. 그는 “후발 주자로서 선두 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은 ‘소프트웨어 계산’을 활용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AI 기반 시뮬레이터는 다양한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규 구조에 대해 예측하고 추천하는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슈뢰딩거는 제약·바이오 시뮬레이션에서 전자 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던 시기에 한국의 디스트리뷰터(공급자)로서 계약을 체결했다”며 “공급자 지위에서 기술지원 등 용역을 진행했고, 점차 협업을 진행하며 파트너십을 발전시켰고 향후 조인트벤처(JV) 설립까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엠앤아이는 과거 손바뀜을 겪으며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지만, 고 대표가 인수한 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진행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안정화와 함께 새로운 먹거리 선정도 추진했다. 기존 소재 기술을 활용한 2차전지 산업으로 확장 가능성을 엿보고 인도에서 법인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진행 중이다.

이엠앤아이는 인도에서 2차전지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현지 업체와 협업을 통해 리튬 원재료를 확보하고 영업망도 구비하고 있다. 우선 OLED 소재 원재료를 공급하는 ‘락사이’와는 유수수산화리튬 개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산화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양극재 생산에 사용된다.

아울러 또다른 협력사 ‘브리스크EV’와도 협업에 나섰다. 지난 5월 전기 오토바이에 탑재할 클러스터(디스플레이) 납품을 시작했다. 향후 배터리도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다. 브리스크EV는 오는 10월 전기 오토바이 '오리진X1'과 '오리진X2'를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이엠앤아이가 생산하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아울러 배터리 물류 사업을 염두에 두고 인도 현지에 5000평 규모의 부지도 구매할 예정이다.

고 대표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경기가 엄청 안 좋아지면서 경기 사이클에 대비하기 위해 다른 신성장동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런 면에서 인도는 기회의 땅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화학산업 측면에서 위탁가공 생산이 발전해 인프라가 과거 중국보다 잘 갖춰져 있었고 인적자원도 풍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오토바이 시장을 타겟으로 사업을 전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고 대표는 “국내 디스플레이 발전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수익을 올리면서 지역사회에도 좋은 일을 하고 싶고, 회사 직원들도 행복하고 즐겁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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