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회사 자체적으로 충당해왔던 역할이지만 최근엔 외주를 찾는 경향이 늘었다. 후보물질이 1개인 바이오벤처가 수십명을 직접 고용하는 것보단 CDO와 손을 잡는 게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란 판단에서다. 전문업체로 결과물의 전문성, 정확도 또한 담보된다.
신약 개발업체 티움바이오는 2년 전 자회사 프로티움사이언스를 만들어 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A(Analysis·분석)를 더한 'CDAO'란 신조어를 제시하면서 경쟁사와 차별점도 강조했다. 지난달까지 누적 185건, 96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순항했다. 올해 초 122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도 유치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안용호 대표가 2대 대표로 취임했다. LG생명과학, 한화케미칼 개발총괄을 거쳐 삼성바이오로직스 CDO R&D장 및 사업부장(상무) 등을 역임한 공정개발 전문가다. 안 대표는 "김훈택 대표의 비전, 일관성에 설득됐다"며 "30년 가까이 한 일, 내가 제일 잘하는 분야에서 못다 피운 꽃을 피워보겠단 다짐으로 왔다"고 웃었다.
바이오 산업에서 'A'가 가진 중요성, 이를 구현해낼 프로티움사이언스의 역량에도 확신이 컸다. 안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도 프로티움사이언스가 잘한단 얘기는 많이 들었다"고 웃었다. 이어 "공정개발 전문가로 30년간 단백질을 만들어 허가를 받고, 미국에 기술수출을 하고, 유럽 등 전 세계 공장을 다녔다. 항상 미국 FDA(식품의약국) 등에서 중요하게 보는 건 '만든 약이 정말 그 기능을 하느냐'였다"며 "투여하는 약은 순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높아야 99%다. 부작용을 일으키는 구조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1%가 사람에 해로울지 아닐지 예측하는 분석(A)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분석은 똑같은 기기로 진행해도 해석을 하는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자사에는 한미약품, 삼성바이오에피스, SK케미칼, GC녹십자 등에서 FDA나 식약처와 소통하면서 신약 허가를 진행한 경험이 많은 인력들이 대거 모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기반으로 우리는 규제당국에서 어떤 방향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결과에 대한 해석 뿐만 아니라 위험을 잘 분석해 회피할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는 역량도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프로티움사이언스는 지난 2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CMC(화학, 제조 및 제어) 전략컨설팅 지원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질 종류도 많다. 안 대표는 "백신, 보톡스, ADC(항체-약물접합), mRNA(메신저리보핵산), 엑소좀 등을 커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이 정도 범위를 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했다.
고객이 상업화 일정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다음 단계인 M(생산) 역량 역시 갖췄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CMO 자회사 에스티젠바이오와의 협업을 통해서다. 프로티움사이언스는 아직 생산 서비스를 직접하지 않는다. 안 대표는 "당장이라도 A라는 물질 들어와서 공정개발이 끝나면 바로 생산할 수 있도록 에스티젠바이오와 문서를 통일하고, 기술 이전을 위한 절차들을 사전에 만들어놓고 있다"며 "실제로는 같은 회사처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객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넥스 등 다른 회사에 생산 업무를 맡기고 싶다고 하면 이 역시 가능하다"며 "이를 위한 기술이전 절차도 만들어놨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고객사에 사람, 기술 등 필요한 무엇이든 해드리겠다고 한다. 실제 구현할 수 있기에 전하는 말"이라며 "함께 일하는 입장으로 고객의 일을 바라보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프로티움사이언스만이 가진 다양한 차별점은 고객사 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안 대표는 "향후 매출 1조원이 넘고, 영업이익률은 40% 전후인 CDO 회사로 키우고 싶다"며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프로티움사이언스만의 기술을 만들고 외형과 내실을 갖춘 성장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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