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8승. 구옥희(67), 신지애(35)와 같은 전설들이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최다승자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기까지 단 2승, 새 역사가 되기까지는 3승이 남았다. '박민지다운' 골프로 전설의 길을 걷고 있다.
박민지(25·NH투자증권)는 25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8억 원)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하나를 엮어 5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정상에 올랐다.
국내 최강 박민지(NH투자증권)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18승을 달성하며 역대 다승 순위에서 구옥희와 신지애(이상 20승)에 이어 단독 3위로 올라섰다.
박주영(동부건설)과 허다빈(한화큐셀·이상 12언더파 204타) 등 2위 그룹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억 44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지난 11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민지는 시즌 2승째를 챙기며 동시에 시즌 첫 다승자가 됐다.
나아가 이날 우승 상금을 추가한 박민지는 통산 상금 5억 5473만 5408원으로 이 부문 1위 장하나(57억 6503만 544원)와 격차도 2억 1769만 136원으로 줄였다.
선두그룹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일에 나선 박민지는 3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더니 4번 홀(파3)에선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도 7.8m 거리 칩 인 버디로 선두를 쫓았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3번째 칩 인 버디였다.
8번, 9번 홀(이상 파4)과 후반 첫 홀인 10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낚은 박민지는 11번 홀(파3)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로 한 타를 잃었으나 13번 홀(파5) 버디로 만회했고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17번 홀(파4)과 18번 홀(파5)에선 버디를 놓쳤으나 2위권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민지 다운' 플레이가 빛났다. KLPGT에 따르면 박민지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박민지 다운 플레이가 무엇이라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골프를 칠 때 두려움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며 "안전하게 친다는 것은 두렵기 때문인데 'OB가 나오면 공이 죽지 내가 죽는 것은 아니니까'라는 마음으로 플레이를 한다. 대회에 임할 때는 죽기 살기로 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3연 연속 시즌 첫 다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박민지는 "내가 이렇게 많은 것을 이뤄내고 있다는 것을 몰랐는데 기록이 쏟아져 나와서 놀라고 있다. 정말 영광스럽고 뿌듯하다"며 "어릴 때 '과연 KLPGA투어에 갈수 있을까' 생각했던 소녀가 이렇게 잘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감개무량해 했다.
박민지는 자신의 목표를 20승으로 삼았다. 이제 단 2승만 남았다. 그러나 욕심을 내지 않았다. "(목표를 수정할 마음이) 없다. 아직 2승이 남았고 은퇴할 시기가 멀었지만 지금 잘된다고 계속 잘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그렇게 미리 앞서가고 싶지는 않다"며 "겸손하게 20승을 다 채우게 된다면 새로운 목표로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지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도전장을 내밀겠다고 공언해왔다. 다음달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총상금 1000만 달러)에 출전할 계획이다. 국내 무대에서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박민지가 세계 무대에서도 그 기량을 유감 없이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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