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만들고 관리하는 '카자흐 알마티순환도로' 개통…기회의 땅 열렸다

머니투데이 알마티(카자흐스탄)=박광범 기자 | 2023.07.04 05:50

[ALT 차이나 시대]3-①

편집자주 |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 산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퍼스트 무버를 뒤쫒아 기술적 진보를 토대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그 시대가 저물고 있다. 패권 경쟁과 전쟁으로 국제 무역의 흐름이 바뀌었다. 제 1 수출국이었던 중국은 기술 경쟁국이 됐고 각국은 경제·자원·에너지를 안보 차원에서 접근한다. 세계 경제 지형이 요동치는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자원, 인력, 소득, 기술력 등 구체적 기준에 따라 개척 가능한 신시장을 조망하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현실적인 수출 위기 돌파구를 모색한다.

카자흐스탄 최대 경제도시 알마티. 경제 성장, 인구 증가 등은 교통 체증을 동반했다. 정부는 수도권 순환도로를 구상했고 첫 작품인 '알마티 순환도로'가 지난달 개통했다.

개통식에는 쿠안티로브 국가경제부 장관을 비롯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앞으로 16년간 이 도로의 운영·유지 관리를 담당할 한국도로공사의 함진규 사장도 참석했다. 함 사장은 유럽 출장 일정을 변경하면서까지 개통식에 참석하는 등 알마티 순환도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총길이 66km(4~6차로)의 알마티 순환도로 프로젝트는 한국도로공사, SK에코플랜트와 튀르키예 건설사인 알랄코(Alarko), 마크욜(Makyou)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2018년 착공 후 프로젝트 파이낸싱 약 7700억원, 민간투자금 2200억원 등 총 9900억원이 투입됐다.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건설뿐 아니라 앞으로 16년간 도로 운영·유지 관리도 맡는다. 도로 운영·유지관리에 카자흐스탄 정부가 확정 수입을 지급하는 AP(Availability Payment) 방식이어서 교통량 변동에 따른 위험요인 없이 약 1800억원의 안정적 운영 수입이 보장된다.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도로 운영·유지 관리를 위한 법인 '바르'(BARR·Big Almaty Ring Road)를 세웠고 지분이 가장 많은(40%) 도로공사는 지난해 말 법인장을 포함한 3명의 직원을 알마티에 파견했다.

손병문 바르 법인장은 "알마티 순환도로는 카자흐스탄을 포함해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첫 PPP(민관협력사업)이자 도로공사의 첫 해외 운영관리법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알마티 순환도로 톨게이트에는 지능형 교통 결제 시스템(ITPS)이 적용됐다. 도로공사는 도로 재난 관리, 요금 징수 시스템, 교통 정보 시스템 등 첨단 도로 관리 기술의 수출을 추진 중이다.

손 법인장은 "우리나라 하이패스와 같은 무인 요금징수 방식인 이른바 '프리 플로우'(Free Flow) 시스템이 적용됐다"며 "지금까지 요금 수납원이 있던 카자흐스탄 유료도로 톨게이트에 스마트 요금 징수 시스템이 도입된 건 알마티 순환도로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경제 발전을 강력하게 추진 중인데 아직 국가 인프라 사업의 자체조달 능력은 미흡한 편이다. 알마티 순환도로와 같은 PPP 방식의 각종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가 추가로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손 법인장은 "우리나라 공기업의 신용도가 높아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알마티 순환도로 사례처럼 앞으로도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더 많은 해외 건설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 참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알마티 순환도로 운영유지관리 법인 '바르'(BARR)의 손병문 법인장(사진 오른쪽)과 조경아 차장(왼쪽)/사진=BARR


"한-카자흐, 광물자원 공동개발 '현재진행중'…카자흐스탄에 외국 기업 몰려온다"


100여종의 자원을 보유한 자원부국 카자흐스탄은 한국의 필수 경제 협력국으로 꼽힌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9위의 광활한 국토에 △크롬 2억3000만톤(세계 1위) △납 200만톤(세계 2위) △망간 6억7600만톤(세계 4위) △구리 4100만톤(세계 12위) 등을 풍부히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들 자원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소재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은 떨어진다. 광물자원이 필요한 한국과 이 자원을 고부가가치 상품화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한 카자흐스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과 카자흐스탄지질위원회는 지질·광물자원·에너지자원 등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과 관련해 유망 광구로 꼽히는 지역에서 테스트베드 탐사사업을 추진 중이다.

카자흐스탄 투자청인 카자흐인베스트(Kazakh Invest)의 잔도스 테미르갈리 경영부문 부의장은 "투자가 필요한 27개 광산 정보를 한국 측에 전달했고 지난해 말 지질연 대표단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MOU를 체결했다"며 "최근까지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한국수소산업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기관들과 광업 및 야금 등 유망분야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동맹'을 통한 우리 수출 주력품인 반도체, 배터리 등 소재의 안정적 확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중앙아시아 지역 내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2021년 기준 GDP 1971억달러)를 자랑하는 카자흐스탄은 2050년까지 세계 30대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경제발전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이른바 '카자흐스탄 2050 전략'이다.

테미르갈리 부의장은 "지난해 카자흐스탄에 대한 외국 직접투자금액은 280억달러로 목표액인 255억달러를 초과 달성했는데 이는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카자흐스탄 경제의 매력과 경쟁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카자흐스탄이 유리한 투자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카자흐스탄에 외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카자흐인베스트는 국가 투자 유치 진흥기관으로서 카자흐스탄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데 관심이 있는 외국 기업을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경제 협력에 대한 수요도 높다. 로만 스클랴르 제1부총리가 직접 '한-카자흐 경제협력 특별워킹그룹'을 의장으로서 이끌고 있다.

특히 자동차, 가전 등 생산 설비를 가진 기업의 투자 및 관련 장비 수입을 원하고 있다. 테미르갈리 부의장은 "전자부문 한국 기업들의 진출을 기다리고 있고 세금과 비자 제도 측면에서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한국 브랜드에 대한 카자흐스탄의 선호도가 높아 진출 기업에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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