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우는 편의점, 무더위와 전쟁 홈쇼핑?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 2023.06.23 14:14

날씨 따라 울고 웃는 유통업계...역발상 마케팅도 활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올 여름 역대급 장마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 겹치면서 유통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통업계의 매출이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 탓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은 4월부터 9월까지가 성수기다. 쌀쌀한 날씨가 풀리며 바깥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에 매출이 가장 늘어난다.

특히 여름철은 휴가철 나들이객이 늘어나고 무더운 날씨로 인해 아이스크림, 음료, 주류판매량이 늘어나 편의점 업계 최고의 성수기로 꼽힌다. 날씨가 화창할수록 매출이 올라간다는게 편의점 업계의 정설이다.

하지만 올 여름 역대급 장마가 올 것으로 알려지면서 편의점 업계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장마가 길어질수록 유동인구가 줄어들고 성수기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홈쇼핑과 이커머스 업계는 비오는 날을 선호한다. 날씨가 궂을수록 집에서 쇼핑을 즐기는 고객이 늘어나고 고객들의 야외활동이 늘어날수록 매출은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계 내부에서는 봄에는 꽃과, 여름에는 무더위, 가을에는 단풍과 전쟁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같은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해 야외활동이 제한되던 지난 3년간 실제로 홈쇼핑 업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장마철과 같이 야외활동이 어려운 때에는 매출이 5~10%정도 올라간다"며 "장을 못보다보니 식품, 생필품 등의 매출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마트는 날이 너무 화창해도 문제, 비가 와도 문제다. 날씨가 좋으면 나들이를 가버리고 날씨가 궂으면 야외활동 자체를 꺼리는 탓이다. 오전에는 비가 오고 오후에 개는 날이 이들 업계에선 최상의 날씨다. 오전에 비가 와서 나들이 계획이 취소되면 오후에 백화점이나 마트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분석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유통업계가 날씨가 주는 핸디캡을 역으로 활용하면서다.

백화점과 마트에서 시원한 바캉스를 즐기라고 마케팅을 하는 식이다. 백캉스(백화점+바캉스)나 마캉스(마트+바캉스), 몰캉스(쇼핑몰+바캉스)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이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단순한 쇼핑 채널이 아닌 문화시설과 놀이시설을 갖춰놓고 '고객의 시간을 사는 곳'으로 만들려는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편의점 업계도 장마철에 오히려 잘 팔리는 상품군을 전진배치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비오는 날 매출이 늘어나는 우산이나 막걸리 등을 전면 배치 하는 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후에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달라지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최근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 나름대로의 전략을 세우고 대응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한 달 복통 앓다 병원 가니 이미 전이…"5년 생존율 2.6%" 최악의 암
  2. 2 평창동 회장님댁 배달 갔더니…"명절 잘 보내라"며 건넨 봉투 '깜짝'
  3. 3 손흥민 쓴소리에 "상암 잔디석 안 판다"…아이유 공연은 어떻게?
  4. 4 커피 하루 2~3잔 여성의 몸에서 생긴 변화…남자는? '글쎄'
  5. 5 '이범수와 이혼' 이윤진, 추석에도 '생이별' 아들 생각…"해피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