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만에 첫 對중국 경상적자…'ALT 차이나' 늦출 수 없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 2023.06.22 15:05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경상수지가 21년 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면서 대중 상품수지가 약 100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때문이다. 역대 최대 흑자 기록을 갈아치운 대미국 경상수지와 대비된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자립도 향상 등으로 한국의 대중 수출 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중국 외 시장으로의 수출 다변화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對中 상품·서비스·본원소득수지 모두 악화…2001년 이후 21년만 대중 경상수지 적자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 경상수지는 77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무역과 배당 등을 통한 거래에서 적자를 본 건 2001년(-7억6000만달러) 이후 21년 만이다. 적자폭도 역대 최대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모두 전년보다 악화한 영향이다.

상품수지는 기계와 정밀기기, 석유제품 등 수출 감소와 원자재 등 수입 증가로 지난해 100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1365억6000만달러였던 수출이 지난해 1232억2000만달러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은 1209억8000만달러에서 1332억8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수입 증가는 서비스수지 적자로 이어졌다. 운송지급이 늘면서 운송수지 흑자폭이 65억9000만달러에서 50억9000만달러로 쪼그라든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대중 서비스수지는 5억9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배당수입 감소에 따라 본원소득수지 흑자폭도 반토막(49억5000만달러→26억4000만달러) 났다.



"중국 특수 끝났다"…대중 적자 흐름 계속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12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2023.6.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해 들어서도 중국과 거래에서 적자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약 274억달러에 달하는데 이중 43%인 118억달러의 적자가 중국과 무역에서 발생했다. 중국과 교역에서 손해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우리 경제 믿을 구석이었던 중국과 교역이 이제는 발목을 잡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대중 경상수지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수출 부진'이 지목된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봉쇄 이후 중국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딘 데다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가 향상되는 등 산업구조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과거처럼 한국이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이 이를 가공해 완성품으로 판매하는 구조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중국 특수가 사라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수출이 줄어든 원인은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상품이 중간재인데 중국기업이 중간재 생산을 굉장히 많이해 우리의 (중간재 수출) 경쟁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사라져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ALT 차이나', 선택 아닌 필수


중국과 거래에서 무조건 흑자를 내는 시대가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위기를 대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탈중국'이 아닌 대중국 수출 부진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동시에 중국의 대안(Alternative China·ALT CHINA)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을 대체할 후보 시장으로는 미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대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최근 해마다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실제 지난해 대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77억9000만달러로 종전 역대 최고치였던 2021년(455억4000만달러) 기록을 경신했다.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이 1141억달러에서 1393억1000만달러로 늘어난 결과다. 대미 본원소득수지 흑자도 137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대미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2005년(-33억달러) 이후 최소인 20억2000만달러를 나타냈다.

다만 미국만으로는 중국 시장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도 있다. UAE, 사우디 등 중동,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아세안(ASEAN),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대국으로 떠오른 인도 등으로 수출 시장을 넓혀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동남아시아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0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서비스수지는 49억2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의윤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 중 대부분은 대중국 수출이 대세계 수출보다 부진한 상황"이라며 "2021년부터 대중 수출증가율이 중국 외 시장으로의 수출증가율을 하회하고 있어 중국 수출 부진 장기화를 대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4. 4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
  5. 5 "오빠 미안해, 남사친과 잤어" 파혼 통보…손해배상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