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파리 이니셔티브' 선언…'디지털 IAEA' 설치 제안

머니투데이 파리(프랑스)=박종진 기자 | 2023.06.21 18:19

[the300](종합)

[파리=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디지털 질서 규범 제정 필요성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2023.06.21.
부산엑스포(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비전포럼'에 참석해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을 구체화한 파리 이니셔티브를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 윤리 규범 원칙 9가지를 열거하고 디지털 질서 규범 제정을 위한 국제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소르본대학 라 소르본 캠퍼스 살레 코미시옹에서 현지 석학들과 함께 디지털비전포럼을 진행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포럼은 챗GPT 확산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윤리 규범 정립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을 대표하는 석학들과 함께 디지털 규범의 방향성을 논의하고 글로벌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9월 뉴욕대 디지털 비전 포럼과 UN(국제연합) 연설에서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글로벌 공론장을 통한 디지털 규범의 정립을 촉구(뉴욕구상)했다. 이후 B20(주요 20개국 재계 대표 회의) 서밋, 두바이 미래포럼, 다보스 포럼, 하버드대 연설 등으로 이어지면서 점차 구체화돼 왔다.

이번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도 이런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특히 계몽주의의 발상지이자 시민혁명의 발원지인 파리에서 디지털에 인문·법·철학적 관점을 더함으로써 입체성 있는 디지털 규범 논의를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파리 이니셔티브를 통해 디지털 윤리 규범 원칙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디지털은 프랑스혁명사상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자유를 확대시키는데 기여해야 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데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이런 윤리 원칙을 가장 먼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의 개발과 사용에 있어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 절대적 가치로 존중되고 나아가 인류의 후생을 확대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권리관계는 개발과 보상체계에 입각해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하고 자유로운 계약에 의한 데이터와 결과물의 거래가 보장돼야 한다"며 "또 디지털의 개발과 사용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수적이다. 디지털 사용 능력에 대한 격차 해소 방안이 국제적 차원에서 함께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디지털 데이터와 정보에 공정한 접근과 기회의 균등 보장 △디지털 데이터와 정보의 개발에 대해 공정한 보상체계 작동 △위험 정보 즉각 공유·적정 조치가 이뤄지는 규제 시스템 유지 △규제 위반은 불법행위로서 강력한 제재 △디지털 규범 집행에 관해 국제사회가 긴밀히 협력 등의 원칙을 역설했다.

[파리=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디지털 질서 규범 제정 필요성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2023.06.21.
대통령실은 "파리 이니셔티브는 인공지능에만 국한하지 않고 데이터와 컴퓨터 역량, 디지털의 기초부터 심화까지 모든 영역을 망라하면서 디지털의 어느 단계에 있는 국가에게도 모두 적용할 수 있는 포괄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차원의 규범 정립을 위해 국제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기구 설치 방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의미가 있다. 국제적 합의 도출을 위해서는 UN 산하에서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디지털 윤리 규범 제정을 위한 국제기구 설립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제안한 국제기구는 이른바 '디지털 FTA(자유무역협정)'처럼 새로운 시대에 새롭게 등장할 규제 체계를 관장하는 기구를 뜻한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IAEA(국제원자력기구)를 만든 것처럼 디지털 규범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새로운 국제기구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윤 대통령이 제안했기 때문에 (비슷한 언급을 한) 유엔 사무총장의 제안과 맞물리면서 실제로 국제기구가 만들어진다면 적어도 우리나라가 불이익을 받지 않는 시스템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밝혔다.

[파리=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 참석에 앞서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6.21.
이번 포럼에는 글로벌 최고의 철학자로 주목받는 마르쿠스 가브리엘 독일 본대학 교수, 유럽 내 인공지능 윤리규범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라자 샤틸라 소르본대학 교수, 인공지능 휴머니즘 분야의 프랑스 최고 전문가인 다니엘 앤들러 교수가 참석했다. 또한 글로벌 최대 커뮤니케이션 기업 '퍼블리시스'의 모리스 레비 전 회장, 소설가이자 과학과 인문학 관점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한인 2세로 아시아계 최초 프랑스 장관을 지낸 플뢰르 펠르렝 코렐리아 캐피털 사장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들도 함께 자리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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