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무서워요" 발길 끊기자…공인중개소 '줄폐업'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23.06.22 05:30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소. 영업을 하지 않고 있고 벽에는 '임대'라는 글자가 보인다./사진제공=독자 제공

문을 닫는 공인중개소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부동산 거래량이 다시 줄어들고 역전세와 전세사기 우려에 임대차 시장까지 위축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 5월 한 달 전국 공인중개사 사무소 폐업수는 1323곳으로 전년 같은 달(727개)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휴업하는 중개소도 전년 5월(66개)보다 약 두 배 늘어 121곳에 달한다. 5월 한 달간 휴업·폐업한 중개소는 1444곳으로 새롭게 문을 연 곳(1094개)보다 350곳이 많다. 반면 지난해 5월만 해도 폐업·휴업(793개) 보다 문을 연 곳(1253개)이 460곳 더 많았다.

최근 들어 문을 닫는 공인중개소가 늘어난 배경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거래량이 다시 줄어든데다 역전세와 전세사기 우려로 임대차 시장마저 위축됐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올 1월 1416건에서 3월 2983건, 4월 3189건, 5월 3166건으로 상승 추세였으나 이달 20일 기준 865건에 그쳤다. 신고 기한이 남아있어 거래량은 더 늘겠지만 증가 속도는 예전에 비해 더딘 모습이다.

전국 부동산 거래량도 하락세다.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월 전국 부동산 매매거래량은 9만1668건으로 3월(10만30건)대비 8.4% 줄었다. 모든 유형의 부동산 거래량이 3월 보다 줄었으며 오피스텔 18.3%, 토지 10.4%, 연립·다세대 8.4% 순으로 하락했다. 아파트 거래량도 전월 대비 3.5% 줄었다.


임대차 시장도 위축됐다. 서울 기준 아파트,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은 2월부터 줄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2월 2만8045건을 기록했으나 5월에는 1만8262건으로 35% 줄었다. 다세대·연립도 2월 거래량은 1만1935건을 기록했으나 5월에는 8771건으로 9000건을 밑돌았다. 3개월 만에 거래량은 27% 감소했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거래가 끊겼지만 그나마 전·월세 시장이 받쳐줬다"면서 "최근에는 전세사기와 역전세·깡통전세 우려로 임대차 시장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면서 부동산 거래량이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업계 관계자는 "통상 공인중개소가 문을 닫으면 그 자리에 새로운 공인중개소가 들어오는데 최근에는 다르다"면서 "월세 등 비용을 버틸 수 있으면 조금의 권리금이라도 받기 위해 버티는데, 급한 곳은 권리금도 포기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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