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유럽 경제의 엔진인 독일과의 관계 안정화를 위해 독일을 방문 중인 리창 총리가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보다 기업들이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독일 순방은 중국 2인자인 리창 총리의 첫 해외 순방이다. 지난 19일 오후 독일 베를린에서 현지 기업인들과 만난 리 총리는 "기업이 리스크에 대해서 가장 직접적이고 예리한 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리스크를 피하고 다룰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리스크 예방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리스크 예방과 협력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도 리 총리가 "협력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최대 리스크"라고 부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리 총리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은 지멘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바스프, 머크, SAP, 알리안츠 등 독일 대표기업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유럽 동맹국들은 중국 경제로부터의 '디리스킹' 의지를 표명하면서 군사적으로 응용될 수 있는 첨단기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지정학적 갈등 증가 이후 서구 민주주의국가는 우방들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리 총리가 유럽연합 중 중국 리스크에 대해 가장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국가 중 하나인 독일을 첫 해외 순방국으로 선택한 것이다. 지난 19일 리 총리는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만난 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찬을 가졌으며 20일에는 제7차 중국·독일 정부 협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리 총리의 독일 방문은 독일이 오는 7월초 발표 예정인 대중국 전략의 최종본에 영향을 주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한편 무역에서 대만 문제까지 모든 영역에서 미국과 겨루고 있는 중국은 최근 글로벌 기업 다독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시진핑 중국 주석은 중국을 방문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를 만난 자리에서 미중 양국 관계의 토대는 "사람들 사이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환대한 바 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