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 아파트 재개발 현장에서 3.3㎡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공사비를 제시한 GS건설이 시공사 지위를 잃게 됐다. 최근 건설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영향에 따라 전국적으로 공사비가 치솟은 가운데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시공사들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0일 정비업계와 GS건설 등에 따르면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조합)은 지난 17일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 계약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은 곧바로 새 시공사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가 제일 큰 문제였다"며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시작할건데, 크게 사업이 지연되진 않을것"이라고 했다.
GS건설과 조합은 지난 3월말 공사 협상위원회를 열고 공사비를 최초 개봉했다. 당시 GS건설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987만2000원에 달했다. 이에 따르면 총 공사비는 약 1조3807억원이다.
당시 조합 측은 "이 금액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했다. 조합은 CM(건설사업관리) 업체와 자체 산출한 공사비를 협상위원회에 제출했는데, GS건설의 제안금액과 간극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추후 몇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지만 타협에는 실패했다. 조합은 800만원선을 제안한 반면, GS건설은 900만원선을 고수하며 협상은 결렬됐다.
이 구역에는 지하 5층~지상 69층 5개동 1902세대 아파트와 오피스텔 99호실,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준공과 입주가 2029년 이후로 6년 이상 남아 시간적으로는 여유있는 편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4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고시했다. 같은해 11월 조합원 분양신청을 완료했다. 올해 중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고 내년 중 고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주는 내년 하반기, 준공·입주는 2029년 이후로 각각 예정됐다.
GS건설은 물가인상 등을 반영하면 공사비가 터무니없는 금액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커튼월룩(콘크리트 골조 일부를 유리로 마감해 커튼월 공법 건물처럼 보이게 하는 것) 등 조합이 요구한 고급 마감을 위해서는 공사비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시공비용은 일반적인 아파트보다 더 든다는 설명이다. 향후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GS건설 관계자는 "초고층 주상복합의 경우 일반 아파트와는 다르게 공사비가 높은 편"이라며 "최근 크게 오른 원자재비 등을 감안한 공사비를 조합에 제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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