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테일러 공장에서 일할 반도체 전문 인력 확충을 위해 사방으로 뛰고 있다. 경쟁사 뿐만 아니라 취업하기 전인 대학생들까지 접촉 중이다. 정유 회사 등 반도체 산업이 아니더라도 전기와 전자 관련된 일을 했다면 채용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능하면 반도체, 특히 파운드리 유경험자를 뽑고 싶다"면서도 "인원 충당이 안되는 상황이니 산업계 전반적으로 자질이 있는 인재를 뒤져 뽑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인력 부족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반도체 산업이 팹리스(반도체 설계)에 몇십년간 집중돼 왔다 보니, 제조 관련 지식을 갖춘 고급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은 둘째치고, 정작 당장 일선에 투입할 인력이 없는 셈이다.
한진만 미국 삼성전자 반도체 미주총괄(DSA) 부사장은 이달 초 '식스파이브 서밋 2023' 연사로 출연해 현지 반도체 기술 인력 부족을 문제로 꼽기도 했다. 한 부사장은 "우리가 필요한 기술자와 엔지니어 부족 문제를 풀기가 어렵다"며 "미국이 그간 소프트웨어 기술에 집중해오다 보니 반도체 기술에 대해 공부하는 학생 수는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모든 것이 결국 사람 문제"라고 했다.
업계는 향후 5년간 미국 내에서만 5만명의 신입 반도체 엔지니어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미국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는 7만~9만명의 인력이 모자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경쟁사인 TSMC 사정도 다르지 않다. 특히 TSMC는 대만과 미국 사이의 문화 차이까지 겹치면서 더욱 인력 확충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포춘 등 외신에 따르면 TSMC가 장기간의 대만 연수 의무, 교대 근무 등 장기 근무, 엄격한 분위기 등으로 미국 엔지니어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리우더인 TSMC 회장은 "미국 직원들에게 획일적인 업무 방식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TSMC 구성원으로서의 핵심가치는 지켜야 한다"며 "당직을 서고 싶지 않으면 이 산업(반도체)에 오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 공장 투자 회의론도 일고 있다. 인력난에 비싼 자재비와 인건비 등 비용이 초기 단계보다 불어나면서 건설 시기가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투자 상황이 생각보다 썩 좋지 않아, 어떻게 공장을 가동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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