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JP모건, 우크라이나 '재건 기금' 밑그림 그린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3.06.19 17:43

저비용 공공자금 기반 수천억달러 민간투자 유치,
재건 비용 '4110억달러+α' 예상… 맥킨지도 협력

지난 4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의 거주 지역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모습. /로이터=뉴스1
우크라이나 정부가 재건 프로젝트에 투입될 수천억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재건 은행'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저비용 공공자금을 시드머니 삼아 수천억달러의 민간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구조를 블랙록과 JP모건이 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개발 기금은 아직 계획 단계에 있고 러시아와의 적대 관계가 종식될 때까지는 완전히 출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오는 21일(현지시간) 영국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동 주최하는 '런던 컨퍼런스'에서 개발 기금의 밑그림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3월 우크라이나가 전쟁 후 재건하는 데 411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고, 최근 러시아의 공격으로 그 수치는 더 높아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같은 자본을 유치할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해 11월 블랙록의 컨설팅 부서를 고용했고, 올해 2월에는 JP모건을 추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맥킨지 컨설턴트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공식적인 모금 목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FT는 이 펀드가 정부, 기부자 및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저비용으로 자본을 조달해 그 5~10배에 달하는 민간투자를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록과 JP모건은 컨설팅 비용을 받지 않기로 했으나 우크라이나 재건 작업을 통해 추후 북한에 대한 투자 가능성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도우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손실뿐 아니라 거버넌스, 투명성 부족, 열악한 자본시장으로 인해 불안해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블랙록은 우크라이나에 인프라, 기후, 농업 등의 분야에서 투자기회를 발굴해 연기금과 기타 장기투자자 및 대출기관에 매력적인 투자처를 제공할 수 있는 개발금융 은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P모건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오랜 관계를 맺어왔다. 2010년 이후 우크라이나가 250억 달러 이상의 국채를 조달하는 데 도움을 줬고 작년에 200억 달러 규모의 채무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이번엔 부채 전문성을 위해 우크라이나 재건 컨설팅에 투입됐다.


JP모건의 중부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부채 자본 시장 책임자인 스테판 웨일러는 "공공 및 민간부문 투자자들에게 특정 프로젝트나 부분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목표는 자본 참여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재건 펀드는 양허(국제통상에서 나라끼리 맺은 일종의 신사협정) 자본으로 알려진 저비용 공공자금을 사용해 초기 투자를 함으로써 1차적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공공자금이 이를 흡수할 수 있게 설계될 전망이다.

블랙록의 금융시장 자문부문 공동책임자인 브랜든 홀은 "초기 시드머니로 투입될 공공자금은 위험을 줄이는 메커니즘이자, 민간부문 자본이 대규모로 들어올 수 있는 잠재력을 창출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현지 투자 기회를 소싱하고 신디케이트하는 자체 조직을 보유하게 된다"고 밝혔다.

펀드는 또 거버넌스에 대한 투자자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 금융기관 및 정부 대표들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투자 전문가를 고용해 전략을 실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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