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 등에 따르면 권 대표는 이날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재판에서 "친구가 추천한 싱가포르에 있는 한 대행사(에이전시)를 통해 모든 서류를 작성해 코스타리카와 벨기에 여권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대표는 "해당 에이전시를 통해 그라나다 여권을 신청할 때는 거절당했고, 코스타리카 여권을 신청할 때는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만약 위조라고 생각했다면 이걸 가지고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출국하려 했겠는가"라며 "이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함께 붙잡힌 측근 한모 씨에 대해서는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판사에게 "위조 여권으로 처벌을 받게 되면 나만 받게 해달라"고 언급했다.
담당 검사인 하리스 샤보티치는 "기소 혐의는 재판과정에서 입증됐다"며 "피고인들이 문서를 인계받을 때 자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은 비논리적"이라고 반박했다.
권 대표 등 5명은 2022년 5월 테라·루나 가상화폐 폭락 관련 사기 및 금융범죄 혐의로 국제 지명수배 중이다. 테라·루나 사태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가 달러화와의 페깅(가치 고정)이 끊어지면서 테라의 가격을 지지해주던 자매 코인 루나의 가격이 연쇄 폭락한 사건이다. 한때 시가총액만 50조원이 넘어섰던 대형 코인들이 연쇄 급락하면서 국내외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한국 법무부는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미국 뉴욕 남부 연방지방검찰청(SDNY)도 권 대표가 체포된 직후 그를 투자자 기만·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시세 조작·상품 사기·증권 사기 등 8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싱가포르 경찰도 권 대표가 800억원 대 가상화폐 사기를 저질렀다고 보고 지난달부터 수사 중이다.
권 대표는 지난 3월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사용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현재 공문서위조 혐의로 재판받고 있으며, 오는 19일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