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매출 1000만원 넘어"…20대·주부도 무인카페 사장님 된 이유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23.06.19 06:00

데이롱카페 이동건 대표 "1년새 가맹점 100곳 이상 늘어"

지난 14일 경기도 과천 아파트 단지 상가에 위치한 데이롱카페 매장에서 이동건 데이롱카페 대표를 만났다. /사진제공=머니투데이

#무인시장은 이제 트렌드가 아니라 일상이 됐다. 편의점, 술집, 마트, 카페, 문구점, 아이스크림 등 업종도 다양해지고 성장률도 가파르다. 다른 자영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 비용이 낮고 인건비와 인력 고용의 변수에서 벗어나 노동력을 최소화하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한 번쯤은 나도 해볼까, 관심을 갖지만, 선뜻 뛰어들기가 망설여진다. 이동건 데이롱카페 대표(사진·35)를 1년 만에 다시 만나 업계 이야기와 그동안의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14일 아침, 경기도 과천 아파트 사거리 대로변 상가에 있는 '데이롱카페'. 이른 아침이었지만 30대로 보이는 남자 손님이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노트북 작업을 하고 있었다. 가게 바로 앞에 초등학교·중학교가 위치하고 주변은 학원, 대단지 아파트, 주민센터 등이 위치했다. 무인카페는 저가커피, 월세가 비교적 저렴하고 큰 대형 카페 브랜드가 들어오지 못하는 B급·C급 상권에 들어서는 게 정석이다. 여기는 좀 의외인 데라는 생각하고 있을 때쯤 이 대표를 만났다.

데이롱카페는 지난 1년 동안 빠른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6월 브랜드를 오픈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전국에 52개 점포를 운영 중이었지만 현재 지금 가맹점은 160개를 돌파해 1년 새 약 208% 성장했다. 전체 매장의 월평균 매출도 전년도 385만원에서 현재 월평균 492만원으로 약 28% 상승했다. 매출은 매장별로 다른데 월평균 380만원대~1000만원 이상 분포했다. 월 매출 최고 1000만원을 넘은 곳은 10곳 안팎으로 약 6%를 차지한다.

그는 "무인카페가 월 매출 1000만원이 넘는 가맹 브랜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그동안 쌓인 데이터에 근거한 입지 분석과 브랜드성을 이용해 초기 월평균 매출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A급 상권과 기존에 대형 저가 브랜드들이 입점한 상권에서도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 수는 연내 300개, 내년에는 500~600개, 3년 이내 1000개라는 목표도 가능할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가맹점 확대뿐 아니라 무인카페 브랜드 최초로 고속도로 휴게소 2곳에 입점했으며 대기업 임직원 휴게시설에도 입점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다.

그동안 가장 큰 변화는 가맹 예비 사장의 다양성이다. 이전에는 가맹점주의 90%가 직장인이고 연령층도 40~50대가 주를 이뤘다면 직장인, 자영업자, 은퇴자, 주부 등 다양하고 연령층 역시 20대에서 70대까지 분포한다. 이 대표는 "기존 다른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문의가 많은데 유인매장보다 돈을 덜 벌더라도 최소한의 노동을 투입하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니즈가 컸다"고 설명했다.

경기 화성시 매송휴게소(상행선)에 설치된 데이롱카페 기기/사진=데이롱카페
무인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이 포화했다는 우려도 있는데 급성장을 이루는 배경에 대해 그는 차별화된 커피 맛을 가장 먼저 꼽았다. '무인카페=저가'라는 인식을 깨고 데이롱카페는 지난해 9월 3200원의 프리미엄 커피(아이스 기준)를 출시했다. 원두는 에티오피아에서 생산되는 커피 중 품질이 좋고 세련된 맛을 자랑하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사용한다. 바디감, 산미도 개인의 취향에 맞게 기기에서 조절이 가능하다.

"무인카페도 카페입니다. 맛과 인테리어, 분위기가 정말 좋은데 유인카페 보다 가격이 저렴하면 고객은 계속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인카페에서 3000원대의 커피가 팔리겠어'라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데이터를 보면 10명 중 2명은 예가체프 커피를 선택하고 있죠."


무인이지만 제품군도 다양화하고 있다. 빠르면 이달부터 업계 최초로 에이드에 탄산을 넣고 빼고 선택할 수 있는 음료가 가능해지고 유럽에서 열풍 중인 탄산 커피도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예전에는 얼굴 인식을 통해 단골을 확인했다면 요즘은 정맥 인증을 거치는 등 무인기기도 빠르게 진화 중이다.

이 대표는 "실제로 가맹 무인카페 중에서도 폐업하는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제야말로 무인업계도 경쟁력 있는 곳만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무인카페 시장은 점점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소비자들은 무인에 익숙해지고, 커피가 일상이 된 젊은 소비자의 눈높이는 더욱 높아져 가격 경쟁력 뿐 아니라 커피 맛, 인테리어 등 차별화 없이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MZ세대의 일상 소비 특성을 분석한 결과 2022년 상반기 기준 커피전문점의 MZ세대 소비 비중이 6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업종별로 편의점(62%), 음식점(52%) 점보다 높았다. 스마트오더 이용 증가율도 2021년 동기 대비 240% , 그 외 세대(171%)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조사에서 MZ세대는 1980년에서 2005년생까지로 특정했으며 통계청 기준 전체 인구의 32.5%를 차지한다.

무인업계 시장 전망을 밝게 보는 이 대표는 '데이롱'이라는 '무인업계 브랜드'를 통해 카페 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6월 데이롱카페는 법인으로 전환했으며 현재 연 매출 100억원대를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 용산구에 4층 건물의 본사 사옥을 매입했다. 사옥 매입을 계기로 무인카페 브랜드 처음으로 최고의 로스팅 시설과 유통망을 구축하고 고급 원두의 원자재비용도 종전 대비 최대 5%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 간의 상생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그는 "3년 이내 무인업계 프리미엄 브랜드 '데이롱'으로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MZ세대 창업주로서 50살 전후에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기업 중 자산총액이 국내 총생산액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회사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선한 영향력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한국 경제에 보탬이 되는 기업으로 꼭 성장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무인카페 창업을 생각하는 예비 창업자를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무인카페의 창업비용은 천차만별인데 무조건 낮은 비용이 아니라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 무엇인지 따지고 창업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문 닫는 곳이 생겨나면서 무인카페 시장 자체를 어둡게 보는 시선도 있는데 특정 한두 사례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철저한 관리와 함께 좋은 원두를 사용해 맛있는 커피를 팔겠다는 마음이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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