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2021년 병무청의 병역판정검사를 받은 한국의 19~20세 남자는 25만4400명에 불과했다. 2년 전인 2019년(32만3800명) 대비 21% 급감했다. 2021년 실시된 병역판정검사 결과 현역병 판정이 나온 남자는 21만1300명. 현역 판정률은 83%였다.
일본 군부의 '인명 경시' 풍조에 따라 태평양 전선에서 병사들을 자살 돌격으로 내몰던 1944년 일본 제국의 현역 판정률이 70%였다. 일본 리츠메이칸대가 옛 일본 군청 공문 등을 통해 제시한 추정치다. 1990년 우리나라의 현역 판정률은 64.2%였고, 1980년엔 45.4%에 불과했는데 이후 급등한 셈이다.
병역 자원 고갈의 영향으로 군 면제 등 현역병에서 제외되는 검사 대상자 비중이 거듭 줄어든 결과다. 오늘날 온몸을 용과 호랑이 문신으로 뒤덮고 키 175cm에 몸무게 105kg, 부동시인 3대 독자라도 군대는 가야 한다. 평발도 군화를 신고 행군해야 한다. 1990년대 2대 이상 독자 등에 허용된 6개월 방위 근무 제도가 폐지됐고 2021년엔 보충역 대상에서 전신 문신이 제외됐다. 시력 이상, 체질량지수(BMI), 편평족(평발) 등과 관련한 입대 기준도 완화돼 왔다.
한편 우리나라의 여군 비중은 미국 등에 비해 낮다. 군 간부 중 여군 비중은 2022년 8.8%(1만7000명)로 2020년 기준 총 병력의 18%가 여군인 미군에 한참 못 미친다.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미군 270만명 가운데 여군이 10% 이상을 차지했다. 이한호 성우회 회장이 지난달 포럼에서 "지금 출산율이 0.78명에 불과한데 여성도 군 복무를 못 할 이유가 없다"며 여성의 군 복무 확대 필요성을 주장한 것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 속에 고갈되는 병역 자원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선 '군 내 성범죄' 등의 우려를 이유로 여성에 대한 징병이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끊이지 않는다. 1948년 건국 이후 남녀 모두에게 병역 의무가 부과된 이스라엘을 비롯해 여성을 징병하는 국가는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있다. 이 국가들 역시 군 내 성범죄 문제 등을 겪고 있다.
병역 자원 부족이 제복 군인에 대한 부정적 시선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직업 군인 확충을 통해 징병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성우회 산하 성우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인 노양규 예비역 육군 준장은 "직업성 보장 차원에서 복지, 사회적 예우를 보장해 주지 않고 군대에 비전이 없다면 젊은이들은 군대에 머무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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