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협, 건설·부동산 대출만 36% 육박…부동산PF도 3조원 규모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3.06.15 05:35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신협·농협·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대출 리스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신협은 건설·부동산업 대출 규모가 4년 새 2.3배 넘게 뛰면서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6%까지 늘었다. 농협과 수협도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이 각각 99%, 79% 증가했다.



신협 131%·농협 100%·수협 79%…부동산 대출 키운 상호금융


14일 금융감독원이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신협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38조8000억원으로, 2019년 3월말 16조8000억원 대비 131% 급증했다. 건설·부동산업 대출은 건설사나 시공사·임대업자 등 부동산 관련 기업에 내주는 대출이다.

신협은 최근 4년 새 건설·부동산업 대출 규모를 빠른 속도로 키웠다. 2019년말 20조5000억원이었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2020년말 25조7000억원, 2021년말 31조5000억원 등으로 매해 5조원 이상씩 불어났다.

건설·부동산업 대출을 늘리는 건 농협·수협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말 농협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6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3월말 32조7000억원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농협은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이 △2019년말 37조원 △2020년말 45조7000억원 △2021년말 52조4000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수협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2019년 3월말 5조8000억원에서 지난해말 10조4000억원으로 79% 늘었다. 수협은 △2019년말 6조2000억원 △2020년말 7조4000억원 △2021년말 8조9000억원 등으로 건설·부동산업 대출을 확대했다.

농협·수협과 달리 신협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리스크도 떠안고 있다. 부동산PF는 부동산 개발 사업의 수익성만 보고 내주는 대출이다. 주택담보대출처럼 담보가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서 고위험 대출로 꼽힌다. 개별농협·개별수협은 현재 자체 규정에 따라 부동산PF를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지만 개별신협은 신협중앙회와 연계해 부동산PF를 운영하고 있다.

개별신협과 신협중앙회가 함께 취급한 부동산PF의 총잔액은 지난해말 기준 3조4000억원으로, 4년 새 2배 늘었다. 이 잔액은 2019년 3월말 1조70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9년말 1조9000억원 △2020년말 2조3000억원 △2021년말 3조3000억원 등으로 차츰 증가했다.



부동산 대출 비중도 '쑥'…주요 저축은행보다 높아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부동산 관련 대출이 늘어나면서 전체 대출에서 건설·부동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치솟고 있다. 지난해말 신협의 대출 총액(107조9000억원) 중 건설·부동산업 대출의 비중은 36%로 3년 전보다 7%p(포인트) 높아졌다. 신협중앙회와 함께 내준 부동산PF까지 합산하면 부동산 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9%에 달한다.


수협도 지난해말 총대출(32조5000억원) 대비 건설·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32%로 나타났다. 2019년말(총대출 23조5000억원)에는 이 비중이 26%에 그쳤다. 농협은 신협·수협에 비해 자산 규모가 커 총대출 대비 건설·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지난해말 기준 19%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치이지만 2019년말 14%에 비해선 비중이 커졌다.

신협·수협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비중은 주요 저축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중 부동산 관련 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OK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총대출 대비 건설·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20%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저축은행 30% △상상인저축은행 24% △웰컴·다올저축은행 각 21% 등이었다.

이와 관련 신협 관계자는 "전체 대출액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대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라며 "실제 신협의 총대출잔액은 2019년 71조원에서 작년말 108조원으로 약 1.5배 증가했다"고 했다.



상호금융권 기업대출 연체율 3.69%…"부동산 부실에 선제 대응해야"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값이 대출 규제가 풀리고 금리도 안정세를 보이자 거래량이 회복되며 매매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이에 이른바 부동산값이 바닥을 친것 아니냐는 말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은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2023.6.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분양 시장이 침체하며 부동산 대출의 부실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부동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년말과 2021년말에는 미분양 주택이 각각 1만9000호, 1만8000호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2월말에는 6만8000호로 치솟았다. 올해 4월말 현재 미분양 주택은 7만1000호에 달한다. 분양 시장 침체에 따라 상호금융권의 기업대출 연체율도 오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상호금융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3.69%로 나타났다. 2019년말 2.47% 대비 1.22%p(포인트) 오른 수치다.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리스크가 커지자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2021년 4월 저축은행에 적용하던 건설·부동산업 한도 규제를 상호금융권으로 확대하기 위해 신용협동조합법을 개정했다. 개정안에 따라 내년 12월말부터 모든 개별 신협·농협·수협 등은 건설·부동산업 대출을 총대출액의 각각 30% 이내로 취급해야 한다. 건설·부동산업의 대출 합산액도 총대출의 50% 이내로 제한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상호금융권의 건설·부동산업 총대출액은 최소 수백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며 "부동산 가격이 호황기 대비 20~50%까지 내리고 있는 현시점에선 건설·부동산업 대출이 상호금융권에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대출 부실에 따라 연체율이 더 올라가면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상호금융권이 선제적으로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도 "부동산PF, 건설·부동산업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은 금융시장을 넘어 주택 공급에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상호금융권을 면밀히 관리해 국민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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