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47)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지도자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거침없이 말할 때도 있다. 그런 박 감독도 최근 칭찬을 아끼지 않은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2년 차 유격수 이재현(20)이었다.
지난 13일 삼성과 LG 트윈스의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경기 전 박 감독은 국가대표 선발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재현을 언급했다. 이재현은 지난 4월 발표된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야구 대표팀 예비 명단에 들어갔으나 팀 동료 김지찬(22)과 원태인(23)이 뽑히고 본인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박 감독은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면서 "이재현은 같은 나이의 나보다 여유로움이 있다"면서 "내 2년 차 때는 무조건 '강'으로만 갔지 저런 여유로움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본인은 경험을 통해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한 박 감독은 "이재현은 타자의 성향에 따라 (수비에서) 강약조절을 하는 모습이 있다. '좀 더 성숙해지고 있구나' (싶다)"고 했다.
1996년 고졸 신인으로 프로에 입문한 박 감독은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69) 전 감독의 조련 속에 한해 한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2000시즌을 기점으로 잠재력이 폭발, 그해 열린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국가대표 유격수로 활약했다. 그런 '국민유격수'가 또다른 후배에게 전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붙박이 유격수로 활약 중인 이재현은 몇 가지 발전한 점이 눈에 띈다. 타율은 여전히 2할대 초반이지만(2022년 0.235, 2023년 0.221) 지난해 239타석에서 단 5개였던 볼넷이 13일 기준 222타석에서 17개로 늘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유격수로 380⅓이닝에 나와 7개의 실책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476이닝에 나오면서도 5개로 줄었다.
그 오지환도 이재현을 눈여겨보고 있다. 후배 유격수들의 플레이를 많이 본다는 오지환은 김주원(21·NC 다이노스)과 함께 이재현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는 "내가 어렸을 때를 돌이켜보면 이재현은 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5~6년 차 됐을 때는 어느 정도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나오기 시작한다"며 조언을 남겼다.
'국민유격수'와 현재 최고 유격수의 관심 속에 이재현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박 감독은 "(이재현은) 아직 창창하다. 아직 (연 나이) 스물하나이기 때문에 다음 기회가 있다"면서 "경험을 쌓다 보면 다음 대회 때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될 수 있게 성장해야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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