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매체 렐레보는 12일(한국시간)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계약하지 않을 것(Kang-In Lee no fichara por el Atletico"이라면서 "이강인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협상이 결렬됐다(las negociaciones, rotas)"고 보도했다.
가히 충격적이라 할 만한 소식이다. 사실 그동안 이강인이 다음 시즌에 뛸 팀 중 하나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력하게 거론됐기 때문이다. 지난 달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에 따르면 '세계적인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53·아르헨티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은 팀 스쿼드 보강을 위해 3명의 선수 영입을 요청했다. 그 3명은 스페인 엘체 공격수 루카스 보예,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의 멀티 플레이어 카를로스 솔레르, 그리고 이강인이었다. 피차헤스는 "이강인의 나이는 아직 22세밖에 되지 않았다. 장래가 밝은 선수"라면서 "그는 시메오네 감독의 핵심 멤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이제는 기류가 완전히 달라졌다. 더욱이 이 기사를 쓴 마테오 모레토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소식을 전하는 기자 중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고 있어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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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적인 반전 일어나지 않는 이상,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행은 없다━
앞서 영국 매체 더 선은 "이강인은 최전방 공격수와 양쪽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라면서 "뉴캐슬과 애스턴 빌라, 번리가 이강인에게 열광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뉴캐슬(2022~23시즌 4위 마감)은 막강한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다. 2021~22시즌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인수되면서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는 곧 성적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오일 머니' 파워였다. 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소화해야 하는 뉴캐슬로서는 이강인을 영입할 경우, 더욱 단단한 스쿼드를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강인 입장에서는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누빌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렐레보는 "이강인은 지난 1월부터 EPL 클럽들뿐만 아니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이후에도 이강인을 놓고 레알 마요르카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접촉은 계속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 4월 시비타스 메트로폴리타노(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구장)에서 두 팀의 경기가 펼쳐졌는데, 당시에도 양측 관계자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레알 마요르카의 (금액) 요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면서도 계속해서 협상을 이어 나갔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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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인을 그토록 원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왜 협상이 결렬됐나━
렐레보는 "이강인은 EPL 등 다른 유럽 클럽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에 더욱 진전된 내용이 있었으며, 이미 합의에 가까워졌다.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확고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99.9% 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주 내에 이강인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 강조했다.
올 시즌 이강인은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골과 가장 많은 도움을 올리며 마요르카의 잔류에 기여했다.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성공. 이강인의 활약과 함께 마요르카는 14승 8무 16패(승점 50점)를 마크하며 리그 20개 팀 중 9위에 자리할 수 있었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마요르카 주전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인 7.09점을 부여했다. 안정적인 볼 간수 능력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침투 패스와 함께 번뜩이는 개인기와 드리블을 보여주며 한국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특히 한 경기당 평균 2.5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며 이 부문 리그 전체 3위에 랭크됐다. 드리블 돌파 총횟수는 무려 90회에 달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이강인보다 드리블 돌파가 많은 선수는 '월드클래스'로 평가받는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112회)뿐이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이 선정하는 공식 최우수선수(MVP of the Match)에도 6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현재까지 이강인과 연결돼왔던 팀들을 보면 쟁쟁한 이름값을 자랑한다. 일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대표하는 3대장으로 꼽힌다. 뉴캐슬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에서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한 끝에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나폴리는 세리에A 우승팀이다. 이강인이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누빈다면 더욱 많은 빅클럽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사실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입성이 멀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과연 이강인은 다음 시즌 어느 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까. 벌써 한국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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