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에스'의 국내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획득했다. 종근당은 이번 품목 허가를 발판으로 오는 9월 듀비에에스를 국내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듀비에에스는 당뇨치료 성분인 로베글리타존과 시타글립틴 2가지를 조합한 2형 당뇨병 2제 복합제다. 듀비에에스의 두 가지 성분 중 하나인 로베글리타존은 종근당이 국산 20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듀비에의 성분이다.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인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약품이다.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근육과 지방세포가 인슐린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들어 혈당을 낮춘다.
듀비에에스의 나머지 한 성분인 시타글립틴은 MSD(미국 머크)의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막대한 의약품) 당뇨치료제 자누비아의 성분이다. 인크레틴(혈당조절 호르몬)의 활성화를 방해하는 'DPP-4' 효소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DPP-4 억제제 계열의 대표 치료제다.
업계에서는 이번 듀비에에스 허가에 따라 종근당이 로베글리타존과 시타글립틴을 뼈대로 한 당뇨치료 복합제 라인업을 사실상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듀비에에스 허가에 앞선 지난 달 종근당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제 복합제 '듀비메트에스' 허가를 받았다. 듀비에에스의 구성 성분인 로베글리타존과 시타글립틴에 더해 메트포르민까지 3가지 성분을 조합했다. 메트포르민은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막고 장에서 포도당 흡수를 감소시켜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한다. 당뇨병 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는 성분이다. 종근당은 로비글리타존에 메트포르민을 조합한 또다른 2제 복합제 듀비메트도 보유한 상태다.
듀비에 및 자누비아의 핵심 성분을 뼈대로 한 복합제 품목군 확보 관련, 복용 편의성을 높여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 국내 당뇨 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는게 종근당 측 설명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의료 현장에서 다양한 성분들의 병용 처방이 잦은 만큼 3제 복합제의 복용 편의성은 시장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듀비에에스는 시타글립틴과 메트포르민의 병용요법으로 혈당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제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요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종근당이 2016년부터 한국MSD와 공동 판매해 온 자누비아의 오는 9월 특허 만료를 앞두고 관련 복합제 허가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자누비아의 국내 연간 처방액은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판매효과가 큰 약품인 만큼 특허 만료 후 다른 제약사들의 제네릭 무더기 출시가 예고된 상태다. 제네릭과의 경쟁으로 앞으로 판매가 일정 부분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 결국 복용 편의성을 갖춘 관련 복합제를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내놓아 시장 방어를 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종근당이 자누비아의 국내 독점 판매권까지 획득한 것도 이 같은 시장 방어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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