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크라운이 대한민국에도 상륙했다. 겉모습은 SUV(다목적스포츠차량)와 세단을 합친 CUV다. 가격대는 현대차 그랜저를 겨냥한 듯한 6000만원대로 설정해 출시됐다. 이왕이면 더 큰 차, 하이브리드, SUV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췄다. 트림도 고성능 버전과 연비에 집중한 차종 두 가지로 나왔다.
8일 강원도 정선에서 약 80㎞를 주행하며 크라운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2.5ℓ 하이브리드를 시승해봤다. 그간 일본 차에서 느껴졌던 단점들은 개선됐고 주행 성능에 있어서도 만족스러웠다.
━
디자인은 그랜저 압도…드디어 내부에도 대형 디스플레이가 드디어━
SUV가 초인기인 우리나라 사정에 맞게 크라운은 CUV로 출시됐는데, 그만큼 차고도 꽤 높아 키가 187㎝인 기자가 타고 내리기에 편했다. 소형 SUV 현대차 코나의 이전 세대와 높이가 거의 동일해 웬만한 사람들을 두루 만족시킬만한 수준이다.
편의사양도 국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기본으로 들어간 게 많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차량 속도를 알아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통풍 시트, 차선 중앙 유지 보조 등은 국내 출시되는 크라운 전 트림에서 기본으로 탑재됐다.
승차감과 연비도 탁월했다. 쏘나타보다 약간 크고 그랜저보다 약간 작은 크기인데도 2.5ℓ 하이브리드는 복합 연비가 리터당 17㎞를 가볍게 넘긴다.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푹신한 승차감도 잘 구현했다.
━
6000만원 차량에 전동트렁크는 빠졌어…렉서스 ES와도 겹치는 가격대━
5000~6000만원대 차량에 전동 트렁크, 이중 접합 유리가 없는 점도 단점일 수 있다. CUV라는 차종 특성을 고려했을 때 트렁크가 열리는 형태가 뒷 유리까지 같이 열리는 패스트백 형태가 되는 게 일반적인데, 크라운은 마치 세단처럼 끝 트렁크만 열려 짐을 싣기 용이한 SUV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또 트렁크 연결부위도 아래로 튀어나와있어 짐을 가득채우려면 편하지 않다.
고성능 버전인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트림은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ES와 가격대가 겹친다. 렉서스 ES는 올해 5월까지 한국에서 3640대가 팔리며 노노재팬의 광풍에서도 일본 브랜드의 명맥을 잇던 모델이다.
렉서스 ES 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 가격은 6390만~7060만원이다. 크라운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6480만원이다. 크라운의 잠재 고객이 '돈을 더 써서 렉서스를 사겠다'라고 할만한 가격차다.
웬만해선 고장나지 않는 토요타의 장점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크라운 구매를 고려할만하다. 그랜저는 지난달까지 품질 문제로 두 차례 리콜을 진행했으며, 12건의 무상수리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