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하는 우리 아이, 이럴 땐 꼭 병원 가야…기저귀로 보는 '탈수 신호'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3.06.08 16:46
탈(脫) 소아청소년과 움직임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야간·주말에 문을 여는 달빛어린이병원의 참여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아픈 아이를 마주하는 부모는 당장 응급실에 가야 할지, 집에서 적절히 조치해도 괜찮을지 몰라 우왕좌왕하기 쉽다. 여름철 소아에게 흔한 구토 증상이 대표적이다. 서울아산병원 박준성 소아응급실 교수의 도움말로 소아 구토의 원인과 이로 인한 탈수 증상, 병원을 찾아야 할 때를 살펴본다.




장염 초기 증상일 수도


신생아 구토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1세 미만 아이는 식도와 위 사이 근육이 약해 역류 증상이 꾸준히 나타나고, 이에 따라 게워내는 정도로 구토하는 경우가 흔하다. 좀 더 큰 아이는 장염으로 토하는 사례가 가장 많다. 설사 증상이 없어도 장염일 수 있다. 대부분의 장염은 바이러스가 입으로 들어가면서부터 병이 시작돼 먼저 하루 이틀은 구토하고, 이후 바이러스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설사한다. 박 교수는 "최근 기관지염이 유행인데 아이들이 기침하다가 복압이 올라가도 구토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세 미만 아이가 병원을 찾아야 할 때는 구토하는 양이 너무 많거나 코로 뿜는 경우다. 100cc를 먹었는데 그 이상으로 토를 하거나 분수토를 할 때, 토사물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초록빛이 돌면 유문협착증이나 괴사성 장염 등 숨은 질환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구토하는 아이가 중증 탈수로 진행하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집에서 알 수 있는 방법으로는 첫째, 기저귀를 가는 횟수를 체크한다. 신생아의 경우 하루 2~3회만 기저귀를 갈거나 12시간 동안 한 번도 소변을 보지 않는다면 탈수가 진행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 둘째, 먹는 양을 확인한다. 신생아의 식이량이 몸무게 ㎏당 100cc, 예컨대 체중 5㎏인 아이가 하루 500cc 이하로 먹으면 이 역시 탈수로 진행할 수 있다. 이마 위쪽 대천문이나 눈 주변이 움푹 들어가거나, 입술· 손·발이 하얗게 변할 때도 병원을 찾는 게 안전하다.


좀 더 큰 아이라면 일단 눈 주변이나 입 주변이 말랐는지 확인한다. 처음에 보채던 아이가 오히려 힘을 잃고 축 처진대도 수액 치료가 필요한 중증 탈수일 수 있다. 박 교수는 "아이가 처진다는 것에 대한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수가 있는데, 구토하면서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나 과자 등 간식을 먹거나 찾지 못하면 진료를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맹물과 이온 음료 반반씩 섞어 먹여야


구토로 인한 가벼운 탈수 증상은 굳이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한번 토하기 시작하면 대여섯번씩 연달아 토하거나 위액을 쏟기도 하는데 이때는 바로 음식을 먹이기보다 물을 포함해 잠깐 금식하는 게 좋다. 아이가 안정됐을 때 소량의 물을 조금씩 먹여주고 구토하지 않으면 전해질이나 포도당이 포함된 음료를 먹게 한다. 이온 음료는 당도가 높아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맹물과 절반씩 섞어 먹인다.

박 교수는 "아이가 구토하면 입에 음식물이 남거나 잠깐 캑캑거리며 기침하기도 하는데, 이때 무리하게 하임리히법처럼 배를 눌러서 이물질을 빼주려 하거나 손가락을 입으로 집어넣으면 오히려 구토가 유발된다"며 "아이의 등을 두드려주면서 스스로 뱉어내거나 삼키도록 유도해 주는 게 더 좋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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