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원화 유독 힘 못 쓴 이유... 절반은 무역 쇼크 때문"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 2023.06.08 14:23
(서울=뉴스1) =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3.6.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은행이 지난 2월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대비 크게 하락한 요인으로 무역수지 악화를 꼽았다.

한은은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6월)에서 2월 중 예상치 못한 환율 상승의 상당 부분(40%)이 무역수지 충격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분석 모형에 포함되지 않은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강화 예상도 환율을 높이는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올 초까지 미 달러화가 강세와 약세를 오가는 과정에서 원화의 환율 변화율은 다른 통화의 평균치를 상당 폭 웃돌았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원화 환율 절하율이 여타 통화 평균치를 두 배 이상 상회하면서 34개국 중 가장 높은 절하율을 기록했다.

이에 한은이 환율 변화율 확대의 배경을 파악하고자 충격-반응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내외 금리차와 무역수지 충격은 환율을 올리는 방향으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환율을 내리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역수지 충격은 1개월의 시차를 두고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무역수지 악화가 통화 가치를 낮추는 현상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됐던 태국, 남아공, 아르헨티나, 러시아 등도 2월 미 달러화 강세 국면에서 통화가치가 큰 폭 절하했다.

한은은 "원화 환율 변화율이 그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여 왔으나 최근 다른 통화에 비해 높은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 국내 요인에 일부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또 한은은 "그간 미 달러화 지수(DXY·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와 높은 동행성을 보여온 환율은 DXY 지수와 상당폭 괴리되는 모습"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올 초에 걸쳐 원화 가치가 달러화 움직임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움직인 데 이어 올해 3월 말 이후에는 미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정책금리 인상의 여수신금리 파급효과를 점검했다. 우리나라의 신규 여수신금리 파급률은 주요국 평균 수준이었다. 금리인상 초기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가 후반기로 갈수록 파급률이 하락했다.

정기예금 파급률은 90.3%로 주요국 평균(73.3%)보다 높았고 가계대출·기업 대출 파급률은 각각 69.0%·86.0%로 주요국 평균(71.8%· 91.3%)을 밑돌았다.

잔액 기준 여수신금리 파급률은 높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 등의 영향으로 주요국 평균보다 높고 상승 속도도 빨랐다. 가계대출 및 기업 대출 파급률은 각각 75.7%·80.7%, 저축성 수신 파급률은 60.3%로 주요국 평균(37.2%·68.7%·20.5%)을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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