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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선수들 "위선자" 모나한 "인정한다"━
이 자리에서 PGA 선수들은 "위선자"라며 제이 모나한에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LIV가 제의한 거액의 이적료를 뿌리치고 PGA에 남아 의리를 지키려 했는데, 이번 합병으로 다 헛수고가 됐으니 책임지라는 취지다.
"선수들에게 솔직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모나한은 솔직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고 한다.
PGA 프로 라이언 아머는 "모나한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잘 이겨내는 등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으나 오늘은 실망으로 가득했다"며 "동료들은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등에 칼을 맞은 기분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제프 오길비는 "오늘 모나한이 섰던 자리에 내가 서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신경질을 내는 선수들이 몇몇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어 "생계와 직업, 그리고 사랑하는 스포츠에 관한 일이라면 누구나 정보를 얻고 싶어하지 않나. 선수들 모두가 따돌림 당한 것 같았다"고 했다.
"모나한을 향해 '위선자'라고 비판한 선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오길비는 "맞다. 모나한도 인정했다. 리더로서 때로는 나쁜 뉴스도 전해야 하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했다.
안병훈은 트위터를 통해 "마쓰야마 히데키가 LIV 계약서에 사인했다면 스피릿 에어라인을 살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농담을 던졌다. 히데키는 LIV 이적설이 돌았던 선수 중 하나로, 최근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참가를 위해 스피릿 에어라인을 이용했다. 히데키가 LIV로 이적했다면 자신이 이용한 항공사를 인수했을 정도의 거액을 손에 쥐었을 것이라고 농담한 것.
딜런 우는 "왜 모나한이 지난 2년 간 행보를 저버리고도 세계 골프의 CEO 직으로 승진하는 건지 누가 말 좀 해달라"며 "결국 돈이 최고라는 것"이라고 했다. PGA 사수를 주장했던 모나한이 LIV 합병으로 생길 신생리그의 CEO가 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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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모나한 "위선자로 불리겠지만…골프 위한 신념 갖고 노력"━
회동 분위기에 대해 모나한은 "강도 높은 회의였다"며 "선수들에게 한 번에 받아들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다. PGA 투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으며 이제 우리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설명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비밀유지 서약을 했다"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번 합병 발표 이후 LIV와 PGA투어가 어떻게 합쳐질지, 대회 진행은 어떻게 될지 등은 모두 미정인 상태다. 향후 계획에 대해 모나한은 "지금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확실한 것은 팀 골프를 위한 신념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AFP에 따르면 모나한은 바로 다음날(7일) 더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9·11테러 유가족에게 합병 사실을 미리 알리지 못해 후회스럽다고도 말했다. 9·11테러 유가족들은 PGA가 사우디 국부펀드 후원을 받는 LIV와 합병하는 것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2000년 미국 9·11테러에 참여한 테러리스트 19명 중 사우디 출신이 15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가족들이 이번 합병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모나한은 9·11 유가족들에게 사과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모나한은 "골프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라며 "내가 일으킨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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