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헤러스, 휴미라 시밀러 美 '파격할인'에도 국내사 웃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 2023.06.07 16:27

내달 출시 앞두고 오리지널 대비 90% 가까운 할인폭 선언…평균 30% 할인보다 저렴
셀트리온·삼성에피스 등 6개 제품 경쟁 앞두고 점유율 확보 차원 풀이
저농도 제형 한계에 '찻잔 속 태풍' 전망 무게…국내사 '고농도·상호교환성'서 우위


코헤러스 바이오사이언스가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 승부수를 띄웠다. 내달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6개사 휴미라 시밀러가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점유율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코헤러스 제품은 시장 내 비중이 적은 저농도 품목으로 판세를 뒤집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헤러스는 내달 미국 출시 예정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심리'의 출시가격을 자동주사기 2개 기준 995달러(약 130만원)로 책정했다. 오리지널 가격 6922달러(약 900만원) 대비 85% 낮은 가격이다. 대표 부호로 꼽히는 마크 큐반인 설립한 온라인약국 코스트플러스 드러그컴퍼니에 약 569달러(약 74만원)로 직접 공급계약을 체결한 만큼, 추가 할인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의약품 시밀러의 초기 할인율은 일반적으로 3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번 코헤러스의 전례없는 저가 전략은 파격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특히 내달 셀트리온 '유플라이마'를 비롯해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 △비아트리스 '훌리오' 등의 품목이 시장에 대거 진입하며 경쟁이 본격화 되는 만큼 선전포고로 여겨진다.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는 코로나19(COVID-19) 백신 출현 전까지 10년 가까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바이오의약품 타이틀을 지켜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212억3700만달러(약 27조6900억원)이며, 미국에서만 전체 매출의 90%에 가까운 186억1900만달러(약 24조2800억원)를 거둬들였다. 전체 시장의 5%만 차지해도 무난한 조단위 매출 달성이 가능한 셈이다.

다만 경쟁자들은 코헤러스의 전략을 크게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 분위기다. 유심리가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적은 저농도 품목인 탓에 나머지 경쟁자들을 위협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 휴미라 시장 내 고농도 및 저농도 비중은 85%, 15%로 고농도 제형 수요가 압도적이다.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암젠의 저가 전략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해당 분석에 무게감을 더한다. 암젠은 지난 1월 저농도 휴미라 시밀러 '암제비타'를 출시하며 오리지널 대비 55% 할인된 가격 정책을 내세웠다. 하지만 현재 유일한 시밀러 지위에도 불구 1%에 미치지 못한 점유율로 핵심 경쟁력이 결코 가격이 아님을 방증했다. 오히려 향후 출시될 고농도 시밀러들의 경쟁력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내달 출시를 앞둔 고농도 휴미라 시밀러 보유 기업은 산도즈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3개사다.


업계 관계자는 "코헤러스가 내세운 규모의 할인폭은 사실상 시장 내 리베이트를 포기했다고 봐야할 수준인데 미국에서 리베이트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시장은 지극히 미미하다"며 "고농도 제형을 주무기로 앞세운 기업들에겐 오히려 경쟁자가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사보험사가 의약품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한 시장으로 꼽힌다. 사보험 제도권에 포함되기 위해선 의약품 결제 중간자인 PBM 보험등재 리스트에 포함되는 것이 관건이다. PBM들이 보험사를 대신해 처방약 목록을 관리하는 만큼 리베이트가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국내 양사는 상호교환성 측면에서 산도즈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상호교환성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과 약동학적으로 거의 동등함을 의미한다. 상호교환성이 인정된 '인터체인저블(interchangeable) 시밀러'는 별도 의사의 처방없이 약국에서 오리지널과 약을 교체해 받을 수 있다. 제도 자체가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함인 만큼, 시밀러가 환자에게 실제 공급되는 기간이 단축 가능해 점유율 확보에 유리하다.

상호교환성을 인정받기 위해선 별도의 임상을 실시해야 한다. 현재까지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은 품목은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가 유일하지만 저농도 제품이라는 한계가 있다. 고농도 제품으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달 관련 임상을 완료했고, 셀트리온도 임상을 진행 중으로 연내 완료가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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