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뉴욕 연방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코인베이스가 증권을 거래하면서 정식 거래소로 등록하지 않은 채 사업을 운영해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SEC는 앞서 솔라나, 폴리곤 등 최소 13개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분류한 바 있다. 코인베이스가 사실상 증권을 취급하는 만큼 연방 증권법 적용을 받아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게 SEC의 주장이다. SEC는 코인베이스가 증권법이 요구하는 투자자 보호를 지키지 않은 채 수십억 달러 불법 이익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에 간밤 뉴욕증시에서 코인베이스 주가는 12.09% 폭락했다. 하루 전 9.05% 추락한 데 이어 이틀 사이 20% 넘게 내렸다.
SEC의 압박은 코인베이스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인베이스는 수익 중 80%를 미국에서 벌어들인다. 로펌 애쉬버리리갈의 아쇽 아야르 변호사는 블룸버그에 "SEC의 소송은 코인베이스의 미국 사업이 사실상 불법이라는 것"이라며 "생사가 걸린 만큼 코인베이스가 적극적으로 소송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인베이스는 대법원까지 소송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코인베이스의 폴 그레월 변호사는 블룸버그에 "우리는 이 소송을 대법원까지 가져갈 수 있다"면서 "법원은 SEC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오펜하이머의 오웬 로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인 법정 싸움을 전망하면서 "코인베이스 사업 운영이 단기적으로 별 타격이 없을 수 있지만 평판 손상으로 투자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소송은 SEC가 하루 전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가상자산 거래량을 부풀리는 등 위법 행위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가상자산 산업을 통제하려는 미국 규제당국의 노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SEC는 이날 바이낸스의 미국 내 지주회사 2곳 등에 대한 자산 동결과 고객 자산의 미국 환수 등에 대한 긴급명령을 법원에 요청하기도 했다. 자산 은닉과 증거 인멸 등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정부 규제에 맞서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지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서학개미 사이에서 돈나무 언니로 통하는 월가 스타 펀드매니저 캐시 우드는 코인베이스 주가 하락에 지분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6일 우드가 간판 상품인 아크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3개 펀드를 통해 코인베이스 주식 41만9324주를 매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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