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국가와 기업들이 20년 가까이 준비해 온 결실이 이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진흙 속 진주를 찾은 기분입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순환경제포럼(WCEF) 2023' 현장에서 만난 이만우 동성케미컬 대표의 소감이다.
이 대표는 1989년 'LG화학'을 시작으로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 '바스프'의 화학부문장 사장, 스페셜티부문장 사장을 거쳐 2020년부터 동성케미컬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는 34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트렌드를 알아야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고 잘못된 결정을 피할 수 있다"라며 순환경제 분야의 흐름과 최신 논의를 점검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는 그는 "직접 현장을 찾으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북유럽 기업들의 친환경 기술 발전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석유화학 분야에선) 북유럽 쪽 산업환경이 자원이 풍부하지 않다보니 이들 국가는 오래 전부터 바이오 원료를 활용 등 친환경 기술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며 "최근 친환경 소재 개발과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장기간 연구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유럽이 나무가 풍부해 제지 분야에선 선두를 보여왔는데 이미 15년, 20년 전 제지를 넘어 바이오화학 소재 연구를 시작했다"며 "화학 소재 분야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북유럽 기업의 친환경 소재가) 모든 부분을 커버할 수 없겠지만 일부 분야에선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재생원료나 바이오 소재를 사용한 제품은 수율(전체 생산제품 중 정상 제품 비율)이 떨어지다 보니 생산 비용이 기존 플라스틱제품의 3배, 4배 이상이었다"며 "최근 가격 차이가 60~70%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서서히 경쟁력을 갖춰가는 단계이고 조단위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WCEF에서의 논의가 순환경제 조성을 위한 인센티브와 투자, 규제 완화 설계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과거 너무 큰 가격차로 시장경쟁력이 떨어지던 친환경 소재도 이제 정책적 보조와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 등 지원을 받아 경쟁력을 갖출 시기가 다가왔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동성케미컬은 현재 4개의 경영전략 기둥 가운데 하나를 친환경 소재와 그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개발로 설정했다"며 "유럽 현지 기업과의 협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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