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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中 건설적 역할 강조…中도 공감"━
이 장관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강조했고 중국도 공감했다"고 했다.
'건설적 역할'이란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대북 추가 제재 결의를 반대권(비토) 행사로 무산시키는 등 북한 문제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 측이 건설적 역할과 관련해 표시한 '공감'의 수위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중 양측 간 고위급 교류 추진 등도 국방부가 밝히면서 한중 국방 당국 간 대화 모멘텀은 형성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회담은 예정보다 10분 정도 길어진 50여분 간 진행됐다.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열렸다. 리 부장은 미국의 제재에 반발해 미 국방부의 샹그릴라 대화 계기 양자 회담 제의는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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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대만'으로 中 때렸지만…리샹푸 첫 만남, 외견상 부드러운 분위기 ━
더욱이 이날 현장 분위기는 미중 간 팽팽한 기싸움이 고조된 상태였다. 로이드 장관이 대만 해협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을 하자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징젠펑 부참모장은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대만 문제는 이날 열린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거론된 상태였다.
아울러 이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일부 국가들이 규칙 기반의 질서를 위반하는 북한의 불법적 행위를 방기하고 있다" "일부 책임 있는 국가들의 반대로 인해 지난해 북한의 전례없는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단 1건의 추가적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도 채택되지 못했다" 등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한 뒤 한중 회담을 시작했다.
다만 이 장관과 리 부장의 첫 만남은 외견상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이 장관은 리 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미소를 지으며 '반갑다'는 의미로 "Nice to meet you"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는 "취임을 축하하고 부장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우호적 안보 환경을 조성하고 양국 군의 상호신뢰를 증진해 나가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했다.한중 국방장관 회담은 리 부장이 올해 3월 취임한 이후 이번에 처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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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한중 교류협력 재개…국방협력 증진"━
이번에 양 장관은 최근 한반도 및 역내 안보정세와 양국 국방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상호 관심사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아울러 양국이 상호존중과 호혜적인 관계 발전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이를 국방분야에서 구현하기 위해 고위급 상호방문 및 전략대화, 각 군간 인적교류를 포함한 교류협력을 재개하고 국방협력 MOU(업무협약) 개정을 통해 국방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기로 했다.
한편 리 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부시절인 지난 2017년 '미국 적대세력에 대한 통합제제법'을 근거로 미 정부로부터 미국 내 자산 동결·미국 비자 발급 정지 등 제제를 받은 상태다. 당시 리 부장은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장이었는데 미 정부로부터 미 대선 개입 혐의로 제제 대상에 오른 국가인 러시아의 전투기 등 무기 구매를 주도한 혐의를 제기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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