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를 기록하며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석유류·농축수산물 가격 등 하락이 요인이다. 다만 기름값·농축수산물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체 물가를 웃돌았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5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3으로 전년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2020년 10월(3.2%)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물가상승폭은 지난해 5월(5.4%)부터 5%선 이상을 기록하다가 같은 해 7월(6.3%) 정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선 등락을 거듭하며 5%대에서 3% 초반대까지 둔화됐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석유류 가격이 지난달 물가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공업제품은 전년동월 대비 1.8% 상승했다. 이 가운데 석유류가 18.0% 하락했다. 전체물가를 0.99%포인트(p) 끌어내렸다. 세부적으로 휘발유(-16.5%), 경유(-24.0%), 자동차용 LPG(-13.1%) 등에서 하락했다.
공업제품 가운데 가공식품은 전년동월 대비 7.3% 올랐다. 전체 물가에 기여한 분은 0.64%p다. 세부적으로 라면(13.1%), 빵(11.5%), 스낵과자(10.5%), 우유(9.1%) 등에서 올랐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는 전년동월 대비 23.2% 올랐다.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기여도는 0.80%p다. 세부적으로 전기료(25.7%), 도시가스(25.9%), 지역난방비(30.9%) 등에서 올랐다.
5월 서비스 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3.7% 올랐다. 이 가운데 개인서비스가 5.6%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13.0%), 구내식당 식사비(8.3%), 공동주택관리비(5.6%) 등에서 뛰었다.
개인서비스 가운데 외식물가는 6.9% 오르며 전체물가를 0.90%p 올렸다. 인건비·재료비 등 원가 부담 영향으로 상승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농축수산물은 전년동월 대비 0.3% 하락했다. 양파(33.5%), 닭고기(14.8%), 고등어(11.3%) 등에서 올랐지만 배(-22.2%), 포도(-13.5%), 돼지고기(-8.3%), 국산쇠고기(-6.4%) 등에서는 하락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지난달에 비해 소폭 둔화됐지만 전체 물가에 비해선 여전히 높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4.3% 상승했다. 전월 대비 0.3%p 안정됐지만 전체 소비자물가 총지수(3.3%)를 크게 웃돈다. 그만큼 석유류 가격이 전체물가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얘기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근원물가 상승률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3.9% 올랐다. 전월 대비 0.1%포인트 안정된 수준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농축수산물이 소폭 하락 전환했고 서비스 부분 상승률도 둔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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