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플랫폼 3대장, 올 들어 기술료만 600억 이상 확보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 2023.06.01 16:15

에이비엘바이오·알테오젠·레고켐바이오, 5월까지 합계 약 628억원 기술료 누적
비독점적 플랫폼 기술 앞세워 수출 가치 부각…성과 누적에 추가 계약 선순환 기대
실적 개선 효과도 톡톡…기술료 유입에 적자탈출 릴레이


국산 바이오 플랫폼 기술수출 주자로 꼽히는 에이비엘바이오와 알테오젠, 레고켐바이오 등 3사가 올 들어 합계 600억원 이상의 기술료를 확보했다. 앞서 성사된 기술수출 계약 파트너사들의 임상 진입 등 개발 본격화에 따른 성과다. 해당 기업들이 최근 수년간 꾸준히 쌓아온 기술수출 계약 건에 대한 개발도 속속 본궤도에 오르고 있어 추가 기술이전 및 기술료 유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일 각 사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알테오젠, 레고켐바이오 등은 올해 들어서만 합계 4751만달러(약 628억원)의 기술료(마일스톤)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사 연간 매출액 합계 1295억원의 48.5%에 해당하는 규모다.

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은 각 사별 원천기술 또는 후보물질을 파트너사에 이전하고, 이를 활용한 개발 진전에 따라 단계별 기술료를 수령하는 구조다. 최종 개발 성공 이후 상업화에 따라 별도의 로열티 역시 지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3사는 플랫폼 기술을 통한 기술수출 성과로 경쟁력을 쌓아왔다. 플랫폼 기술은 특정 치료제 후보물질에 국한되지 않고, 약물의 효율적 체내 전달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범용성에 따라 같은 플랫폼에 각기 다른 후보물질을 적용할 수 있어 기술수출 가치가 높다.

이중항체 전문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는 질환에 따라 적합한 항체를 조합해 다양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그랩바디' 플랫폼, 알테오젠은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을로 변환할 수 있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기술을 보유 중이다. 레고켐바이오는 독자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이 강점이다. 3사는 해당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수년간 합계 20건에 가까운 기술수출 성과를 달성했다.

올 들어 가장 많은 기술료를 수령한 곳은 에이비엘바이오다. 지난해 1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1조원대 규모로 기술이전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이 동력이 됐다. 지난 1월 임상 1상 첫 투여에 따른 기술료로만 2500만달러(약 330억원)를 수령했다.

알테오젠은 가장 많은 건수의 기술료 유입을 기록했다. 지난 4월 2건과 지난달 1건 등 총 3건의 기술료 공시를 통해 1900만달러(약 251억원)을 확보했다. 누적 4건의 계약을 기반으로 한 각기 다른 파트너사로부터 유입된 것이 눈에 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4월 포순제약에 기술이전한 ADC 항암제 'LCB14'의 임상 3상 진입에 따라 351만달러(약 46억원)의 기술료 수령 사실을 밝혔다.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지만 3사 중 가장 많은 누적 12건의 계약을 성사시킨 만큼, 향후 기대되는 유입 규모는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최근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독자개발 품목이 첫 임상 신청에 나서며 투트랙 전략을 구사 중이다.

기술료 유입이 각 사 핵심 동력인 만큼 실적 개선 효과도 두드러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앞서 공개한 기술료가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며 매출액 404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액 30억원, 영업손실 107억원과 비교해 대폭 개선된 수치다. 1·2·4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역시 ABL301 비임상 독성실험 완료에 따른 기술료 2000만달러가 영업수익으로 인식된 3분기는 25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해당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상태다.

알테오젠은 올해 2분기 확보한 기술료만 지난해 전체 매출액(288억원)의 87%에 달한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720억원의 매출액과 160억원의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2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5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레고켐바이오 역시 올해 300억원대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매출액 역시 334억원에서 1100억원대로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수출 품목 들의 잇따른 임상진입 기대감이 3사 중 가장 크게 쏠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료 유입은 수출된 기술력에 대한 검증이 한단계 나아갔다는 점에서 단순 액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3사가 꾸준히 누적해 온 기술수출 성과는 각 사별 기술 경쟁력 입증 뿐만 아니라 국산 바이오 기술 신뢰도를 전반적으로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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