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가안보 복잡, 어려운 국면…'최악 상황' 대비하라"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 2023.06.01 14:31

국가안전위원회서 미·중 갈등 극단적 시나리오 언급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베이징에서 화상을 통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공동체(EAEU) 제2차 유라시아경제포럼에 참가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일대일로 건설과 유라시아 경제공동체 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각국이 협력해 아시아와 유럽 협력의 새로운 국면을 개척하기를 희망한다"라고 전했다. 2023.05.25.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가 안보가 더 복잡하고 어려운 국면에 직면했다며 핵전쟁 같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국가안전위원회 회의에서 "국가 안보 문제가 상당히 복잡하고 어렵다"며 관리들에게 "최악의 경우와 극단적인 시나리오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지난해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한 이후 처음 주재한 국가안전위원회 회의였다.

시 주석의 발언은 미·중 간 패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와중에 나왔다. 미국이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최근 몇 년간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자 중국도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품 구매 금지로 응수하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신화통신이 공개한 회의록을 보면 시 주석은 국가 안보 시스템 현대화를 가속화 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인터넷 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실행 방안의 예로 전국적인 안보 위험 감시와 조기 경보제 실시, 국가 안보에 대한 교육 강화 등이 거론됐다.


국가 안보는 지난해 10월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강조했던 주요 내용 중 하나다. 그는 이때 데이터와 생물학, 자원, 핵, 우주, 해양 등은 물론 경제와 인프라, 금융, 통신 등에서 안전장치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셰마오쑹 베이징 타이허 연구소 선임연구원 겸 칭화대학교 국가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 발언에 대해 "미국과 관계에서 장밋빛 환상은 없으며 파괴적 결과에 대비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이 말한 '최악의 상황'을 전면적인 핵전쟁이나 중국을 상대로 한 에너지, 금융, 식량 공급에 대한 제재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봤다. 중국이 이런 상황들에 잘 대비할수록 '최악의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미·중 갈등이 금방 끝날 성격이 아니라는 판단도 깔렸다. 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알프레드 우 부교수는 "시 주석 발언에는 중국이 최근 중미 관계의 소소한 개선이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도사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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