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중국의 대체 국가들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구애를 받고 있다. 중국 증시가 올해 들어 고점 대비 20%가량 뒤로 밀린 반면 한국과 대만, 인도, 일본 증시는 일제히 랠리다. 글로벌 자금이 아태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비중을 줄이면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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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빠진 '아시아 랠리', AI 특수+엔저+내수의 힘━
UBS 웰스매니지먼트의 아태지역 투자 및 신용책임자 하트무트 이셀은 블룸버그에 "한국은 반도체, 부품 및 기술 분야 익스포저가 약 60%로 현재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국가"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가격 (하락)은 이미 생산원가에 영향을 미쳤고 재고 소화과정이 진행 중"이라며 "반도체 섹터는 자본지출 계획을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도 닛케이 지수가 33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엔저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자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졌고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5대 종합상사 주식에 투자하면서 외인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닛케이 지수는 올 들어 20% 이상 뛰었다.
인도의 센섹스 지수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인도는 올해 1분기 예상을 뛰어넘어 6.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22/2023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의 성장률을 기존 추정치보다 0.2%포인트 높은 7.2%로 상향 조정했다. 민간소비가 16년 만에 최고치로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며 중국의 대항마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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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지역 투자펀드, 중국 비중 낮춘 수혜효과━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를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영국 투자회사 Abrdn의 아시아 주식투자 이사 크리스티나 운은 "중국 이외의 아시아 국가들에 절대적으로 많은 기회가 있다"며 "한국은 배터리 및 기술 공급망 내 투자할 많은 기업이 있고, 대만은 TSMC 외에도 여러 기업들이 있으며, 일본에는 해당 분야의 세계 리더들이 있다"고 밀했다.
BNY멜론투자운용의 아시아 거시 및 투자전략 책임자 아닌다 미트라는 "중국에서 빠져나온 자산의 재할당이 아시아 대부분으로 분산돼 보다 넓은 지역적 랠리를 촉매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인구가 줄고 산업이 성숙해지면서 과거의 고성장을 재현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측 불가능한 규제 환경도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골드만삭스그룹의 수석 아태 주식 전략가 티모시 모는 블룸버그TV에 "중국 투자에 대해 훨씬 더 구체적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의 장기 전망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많은데 이는 중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욕구가 단기적으로 가라앉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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