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中 성적표 최악…"디즈니의 'PC' 돈 위한 것 아닌가 의심"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23.06.01 06:32

글로벌타임즈, '흑인 아리엘' 인어공주 꼬집어 비난…"고전 희생하지 말고 새 작품 만들어야"

영화 '인어공주' 스틸컷 /사진=네이버 영화
흑인 주인공 캐스팅으로 논란 중인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인어공주'가 중국 개봉 첫 주부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는 6월 개봉을 앞둔 일본 시장에서도 흥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영화전문매체 엔트그룹(entgroup)에 따르면 영화 인어공주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현지 개봉해 지난 28일 주말까지 250만달러(한화 약 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누적 관객 수는 48만9066명으로, 같은날 개봉한 '극장판 소드 아트 온라인 짙은 어둠의 스케르초'(82만5474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30일까지 집계된 인어공주 매출은 289만달러(약 38억원), 누적 관객 수는 53만3356명이었다. 만화산업 전문매체 CBR에 따르면 이는 올해 디즈니가 받아든 개봉 첫 주 성적표 중 가장 저조하다. 앞서 '블랙팬서: 와칸다포에버'가 개봉 첫 주 590만달러,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마니아'가 1900만 달러의 매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5일 개봉해 현재 상영 중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는 개봉 첫 주 27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GT)는 개봉 전 흥행 실패를 예측했다. GT는 현지 개봉 하루 전인 지난 25일 사설에서 "시사회 관람객들은 '디즈니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성공 비결을 완전히 잘못 해석했다'고 비판하고 있다"며 "중국에서의 성적은 낙관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GT는 "인어공주는 백설공주와 함께 중국인의 마음 속에 자리한 작품"이라며 "상상력을 뛰어넘지 않으면 이번 영화의 캐스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디즈니는 편견을 깨고 평등을 추구하기 위해 인어공주 역에 유색인종을 캐스팅했다고 하나 부정적인 반응이 훨씬 많은 상황"이라며 "디즈니의 '정치적 올바름'은 자본주의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GT는 "디즈니는 신작 실사영화 '피터팬과 웬디'의 팅커벨 역에 흑인을, '백설공주' 역에 라틴계 배우를 캐스팅하겠다고 한다"며 "고전 작품에 소수인종을 억지로 집어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디즈니의 스토리텔링 전략이 게으르고 무책임하다는 점을 보여줄 뿐"이라며 "디즈니가 정말 소외집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면 명작 고전을 희생양 삼지 말고 새로운 작품들을 창작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에서도 디즈니가 매출을 위해 전략적 선택을 했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 바 있다.

일본 작가 카오루 도모토는 인어공주 예고편이 공개된 지난해 말 일본 GQ와 인터뷰에서 "인어공주 주인공인 '아리엘'이 아니더라도 인어 캐릭터 자체가 인기가 높다. 디즈니 외 기업에서도 흑인 인어와 티셔츠가 판매되고 있다"며 "디즈니에게 있어서 캐릭터 상품 매출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즈니는 말할 필요도 없는 영리기업"이라며 "그 관점에서 '공주와 개구리'가 아닌 인어공주를 (최초의 실사판 흑인 공주가 등장할 작품으로) 선택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적었다.

공주와 개구리는 2010년 1월 개봉된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티아나'는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보인 공주 캐릭터 중 유일하게 흑인이다. 이 작품보다 인어공주가 인지도와 상품성 면에서 압도적이기 때문에 논란을 무릅쓰고 흑인 아리엘을 등장시켰을 것이라는 분석.

다만 카오루 도모토는 "안데르센의 원작 동화에서 인어공주의 무대는 차가운 유럽 바다이지 카리브해의 열대 바다가 아니다"며 "디즈니의 인어공주도 오리지널 작품이 아니므로 원작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디즈니가 과거 작품을 그대로 실사화하기만 한다면 흑인 공주가 등장할 선택지는 공주와 개구리밖에 남지 않는다"며 디즈니의 선택을 인정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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