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주고 지원 센터 운영..해외선 '영 케어러' 이렇게 챙긴다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김지현 기자 | 2023.06.01 05:40

[MT리포트]사각지대 갇힌 영 케어러③

편집자주 | 2021년 5월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홀로 돌보며 생활고에 시달리다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대구 청년 간병인 사건'은 '영케어러' 문제를 세상 밖으로 드러나게 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과 필요한 지원책은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가족 부양 부담을 떠안은 '영 케어러(가족돌봄청년·청소년)'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과 호주, 일본 등의 국가는 영 케어러가 또래 집단과 같은 일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가족을 돌보는 청년들을 사회 안전망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이들이 부양 부담 때문에 빈곤층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1일 서울시 복지재단 등에 따르면 영국의 '아동 및 가족법'은 장애, 신체·정신질환, 약물 등 문제를 가진 가족·친척을 돌보는 18세 이하 청소년을 영 케어러로 분류한다. 18~24세의 후기청소년은 영 어덜트 케어러(Young Adult Carer)로 세분화한다.

영국은 아동복지법 내 영 케어러의 정의·권리·지원·발굴 방안 등을 규정하고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다. 우선 영 케어러 보조금을 연간 약 308파운드(약 50만원) 지급한다. 부양 부담으로 영 케어러가 자신만을 위해 쓸 돈이 없다는 목소리에 보조금으로 개인적 필요를 충족시키는게 가장 큰 장점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지원기관 케어러스 트러스트(Carers Trust)는 영 케어러 교육훈련프로그램 운영, 긴급지원 등을 담당하고 온라인 플랫폼 칠드런스 소사이어티(The Children's Society)는 거주지 내 지원기관 안내 및 영 케어러 인식 제고 역할을 수행한다.

호주는 장애와 신체·정신질환, 약물 등 문제의 가족·친척·지인을 돌보는 25세 이하를 영 케어러로 정의한다. 2010년 '케어러 인정법'(Carer Recognition Act 2010)을 만들면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학비 보조금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영 케어러 1명 당 연간 3000호주 달러(약 258만원)를 준다. 보조금을 받는 영 케어러 중 55%가 보조금을 받은 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거나 시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영 케어러는 사회적 유대감 증진, 일상적인 스트레스의 감소 등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다. 정부는 아울러 영 케어러 대상으로 자조모임과 자기주도 코칭, 긴급 휴식, 돌봄 상식 등의 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25세 이하를 영 케어러로 정한 아일랜드는 지원기관(Family Carers Ireland Center)과 온라인 플랫폼(Family Carers Ireland)을 통해 지원한다. 지원기관에선 간병인 지원매니저가 영 케어러 개별 면담 및 상담·가정방문·간병 등의 서비스를 안내한다. 10~24세의 영 케어러들이 도서구입·온라인 강의 등을 이용할 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도 발급해준다.

스웨덴은 18세 미만을 영 케어러로 보고 보호할 책임이 있는 부모나 가족 전체를 지원한다. 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부모가 있는 아동에게는 여름 캠프와 같은 휴식을 제공한다. 지난해 영 케어러들을 위한 '영 케어러 위원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선 일본이 적극적이다. 2021년 영 케어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국단위 실태조사에 실시한 일본은 18세 이하 영 케어러를 대상으로 조기 발견을 통한 상담과 가사 육아 지원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 중에선 사이타마현이 2020년 3월 전국 최초로 영 케어러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는 18세 미만을 영 케어러로 명시하고 '적절한 교육 기회를 확보하고 심신의 건강한 성장 및 발달 또는 자립을 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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