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논란' 이영하 무죄, 사유는 "증거불충분"... 두산과 계약 바로 진행한다

스타뉴스 공덕동=안호근 기자 | 2023.05.31 11:31
이영하가 31일 선고 기일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나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OSEN
국가대표 출신 투수 이영하(26)가 학교폭력 가해자 오명을 씻었다. 두산 베어스와 계약을 맺고 그라운드에 곧 복귀할 예정이다.

이영하는 31일 오전 10시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기일에서 형사4단독(정금영 부장판사)으로부터 최종판결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로써 9개월 동안 이어진 기나긴 법정 공방에서 마음의 짐을 털어놓을 수 있게 됐다. 현역 복귀의 길도 다시 열렸다.

이영하는 특수폭행, 강요, 공갈 혐의로 6차례 공판을 거쳤다. 모든 증거 조사를 마친 재판부는 검찰의 징역 2년 구형에도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 기일 판결을 마치고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는 이영하. /사진=OSEN


최종 판결은 무죄, 피고 주장 일관성에서 갈렸다


이영하의 학폭 의혹은 2021년 2월 처음 불거졌다. 선린인터넷고 재학 시절 1년 후배 조 모씨에게 특수폭행, 강요, 공갈 등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고교 동기생인 김대현(LG 트윈스)과 함께 법정에 섰다.

지난해 9월 21일 이후 6차례 공판이 열렸고 피고 조 모씨는 다양한 자신의 피해를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영하가 조씨에게 전기 파리채를 주며 손가락을 넣도록 강요해 감전시켰다는 것, 체육관 입구에서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노래와 율동을 시켰다는 것, 대만 전지훈련 도중 숙소에서 조씨의 방을 찾아 라면을 내놓으라며 욕설과 함께 가혹행위를 한 것이다.

이영하는 결심 공판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좋은 선배는 아니었지만 법정에 설 만큼 나쁜 행동을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여러 정황과 증거를 종합한 결과 원고의 주장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원고가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점에 이영하가 국가대표로 발탁돼 해당 장소에 있지 않은 것이 확인됐거나 주변인들의 공통된 진술에 의해 그 사실이 입증됐다.

전기파리채로 가학행위를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피해자의 피해 진술이 공판 때마다 달라진 부분이 많다. 선후 관계가 일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을 종합한 결과는 결국 무죄였다.


법정을 빠져나와 취재진에 인사를 하는 이영하(가운데). /사진=OSEN


두산 복귀 임박, 불펜 or 선발? 뭐든!


이영하는 6시즌 동안 두산에서 활약하며 46승 35패 7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ERA) 4.81을 기록했다. 특히 2019년엔 17승을 거두며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후엔 불펜으로도 활약했던 경험이 있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선발진은 라울 알칸타라, 최원준, 김동주에 부상으로 이탈했던 곽빈이 이날 복귀하고 최승용까지 선전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복귀가 늦어지는 딜런에 대해 "현재로선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선발진이 원활하게 돌아가기에 가능한 발언이다.

당장은 계약이 먼저다. 지난 시즌까지 선발 투수로 두산 마운드를 지키던 이영하는 재판이 시작된 9월을 한 달 여 앞두고 1군 말소된 뒤 2023시즌엔 미계약 보류선수로 연봉 계약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두산 측은 이날 이영하가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오후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며 "현재 보류선수 수당만 나가고 있다. 올 시즌 앞서 못 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보전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하는 지난 겨울에도 호주 스프링캠프가 아닌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차분히 몸을 만들어왔다. 재판이 마무리된 후 이영하는 "몸을 잘 만들었으니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려고 할 것"이라며 "내가 없는 기간에 많이 힘들었을 투수진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두산엔 분명한 큰 도움이다. 두산은 팀 ERA 4.16으로 전체 8위다. 선발(3.64)은 전체 6위이고 체감상은 이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불펜(4.92)은 9위로 처져 있다.

불펜 경험은 충분하다. 2020년엔 마무리 경험도 있었고 주로 선발 투수로서 활약했기에 중간에서 롱릴리프 혹은 선발이 흔들릴 때를 대비해 1+1로 대기할 수도 있다. 여차하면 선발진에 부상 혹은 부진한 선수가 나오면 빈자리를 메울 수도 있다.

이영하. /사진=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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