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29일) 오전 9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이틀 간 진행한 최고위원 후보등록 결과 김가람 국민의힘 청년대변인, 김영수 한국자유총연맹 이사, 김한구 현대자동차 사원, 이종배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정동희 작가, 천강정 국민의힘 경기도당 의료정책위원장 등 6명이 후보접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이번 최고위원 경선은 원외인사 간 경쟁으로 치러지게 됐다. 기대와 달리 현역의원 중에선 한 명도 출마하지 않는 등 원내 최고위원 구인난이 이어지면서다. 4명의 최고위원직을 놓고 18명이 도전한 지난 3.8 전당대회 당시 현역의원만 6명에 달했던 것과 다른 분위기다.
당초 당 안팎에선 호남지역 재선인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과 경북지역 재선인 김석기(경북 경주)·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재선의원으로 의정 경험이 풍부한 데다 호남 확장성, 주요 당직 수행경험 등 강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최고위원 중 두 명이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으면서 흔들리는 지도부 중심을 잡아줄 진중한 인물이 필요하단 점에서 적합하단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현역 의원들에게 이번 보궐선거에 도전할 만한 유인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이 갖는 위상과 언론 주목도를 고려하면 인지도 향상 등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지도부 활동으로 오히려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어서다. 총선을 1년 앞두고 지역구 관리 등 개인적인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단 것이다.
최고위원 선출 3개월 만에 당원권이 정지된 김재원 최고위원이나 태영호 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 활동 중 나온 말실수가 징계로까지 이어진 만큼 총선을 앞두고 지도부에 입성하는 게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아무래도 현역 의원 입장에선 최고위원 도전이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점도 많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현역 의원들이 몸을 사리는 상황에서 원외인사 중 지난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5위로 낙선한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도 후보군으로 꼽혔지만 민 원장도 보궐선거 재출마를 놓고 고민하다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의원들이 최고위원 도전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에서 이날 후보 접수를 한 김가람 후보에 이목이 쏠린다. 전날 후보접수를 한 정동히·천강정 후보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당내 지지기반이 넓다는 점에서다.
김 후보가 전남 광주 출신으로서 호남지역에 기반을 둔 것도 지도부 입성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안배 차원에서 김기현 대표가 내건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에 어울리고 호남권역 외연 확장에도 기여할 수 있어서다. 현재 김기현 대표(울산),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박대출 정책위의장(경남 진주) 등 주요 지도부가 모두 영남권 출신으로 지역 쏠림이 크다는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역 의원들이 출마를 꺼리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최고위원으로 낙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지도부 차원에서 단수추대 형식으로 최고위원 교통정리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자칫 지도부의 개입으로 비쳐질 수 있는 터라 김기현 대표가 지난 26일 한미 대학생 연수프로그램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가 관장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고,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전날 "원칙은 경선을 통해 최고위원을 보궐선거로 뽑는다는 것"이라고 했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을 경우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태 전 최고위원의 리스크를 해소하고 내년 총선까지 안정적인 지도부 체제를 다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지도부의 방향성을 잘 알고 있고, 호남 출신인 김 후보가 유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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