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사장 앞세우고 뒷돈 챙기고…'전세사기' 공인중개사 99명 적발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 2023.05.30 11:00

국토부, '1차 전세사기 의심 공인중개사 특별점검' 결과 발표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 지원 및 주거안정 방안 정부부처 합동 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 2023.4.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개알선인 A씨와 빌라 주인 B씨는 세입자를 유인해 높은 전세금을 받고 '바지사장'에게 주택 소유권을 넘겼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각종 채무를 회피하면서 수천만 원의 보증금을 가로챘는데 이 과정에서 임대차 계약서는 공인중개사인 C씨가 대필하거나 중개업소 상호를 빌려주는 수법을 썼다. (인천시 미추홀구)

#. 공인중개사 업소 밀집 지역과 거리가 있는 한 빌라에서 6개월 동안 무려 34건의 임대차계약이 집중 체결됐다. 알고 보니 리베이트(보증금의 0.2%)에 눈이 먼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2명이 짜고 친 전형적인 전세사기로 드러났다. (경기도 부천시)


업자와 짜고 친 전세사기 가담 의심 공인중개사 99명 적발


국토교통부는 전세사기 가담이 의심되는 수도권 소재 공인중개사 242명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한 결과, 99명(41%)의 위반행위 108건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21~2022년에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사고 중 '악성임대인'이 소유한 주택의 임대차 계약을 최소 2회 이상 중개한 공인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각종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공인중개사 적발건수는 화곡동 '빌라왕'이 휩쓸고 간 서울이 6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27건, 미추홀구 '건축왕'이 피해를 입힌 인천도 15건으로 집계됐다.

구체적 내용으로는 중개업소로 등록된 사실이 없거나 중개사가 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무등록 중계'가 41건(서울)을 차지했다. 일명 '업자'로 불리는 컨설팅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거나 무자본 갭투자에 가담이 의심되는 사례도 서울과 경기에서 각 5건 발생했다.

공인중개사가 아닌데도 명함에 '중개알선인'과 같은 유사명칭을 사용한 사례도 5건(서울) 적발했다. 공인중개사 등록증을 아예 빌려준 업소도 2건(서울)으로 집계됐다.



국토부, 7월 말까지 지난해 저가 아파트까지 '현미경 검증'


국토부는 53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1건에 대해서는 등록취소 처분 등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오는 7월말까지 전국 3700여 명의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2차 특별점검에 착수한다.

1차 점검 대상은 악성 임대인이 소유한 주택 거래 '2회 이상'인 공인중개사였지만 2차는 '1회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빌라나 오피스텔 거래를 넘어 저가 아파트까지 지난해 이상 거래 전체(2091건)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세사기 의심거래 점검대상을 지속 추가하고 점검지역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라면서 "불법행위에 연루된 공인중개사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구성원들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인천 미추홀구 조직적 전세사기 주범 및 공범 구속 및 엄중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대책위 제공)2023.3.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스트 클릭

  1. 1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2. 2 "역시 싸고 좋아" 중국산으로 부활한 쏘나타…출시하자마자 판매 '쑥'
  3. 3 "파리 반값, 화장품 너무 싸"…중국인 북적대던 명동, 확 달라졌다[르포]
  4. 4 "이대로면 수도권도 소멸"…저출산 계속되면 10년 뒤 벌어질 일
  5. 5 김정은 위해 매년 숫처녀 25명 선발… 탈북자 폭로한 '기쁨조' 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