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미싱 소리 가득한 '신당동'에 공유오피스 연 이유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 2023.05.25 16:01

[르포]5번째 무신사 스튜디오, 신당점..."신당동이 살아야 창의적 신진 브랜드 나온다"

무신사 스튜디오 신당점 내 워크룸 모습/사진=조한송 기자
"소규모 의류 생산이 이뤄지는 신당동이 발전해야 신진 디자이너, 그리고 국내 패션 산업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가 지난달 중구 신당동에 '무신사 스튜디오'를 냈다. 의류 업계 종사자가 모여서 일할 수 있는 패션 특화 공유오피스다. 신당동은 패턴, 부자재, 라벨 생산부터 의류 도매 사업 등 의류 제작과 관련한 사업자들이 모인 국내 패션 사업의 거점 지역 중 하나다. 신당점은 5번째 무신사 스튜디오다.

25일 오전 방문한 무신사 스튜디오 신당점 인근에는 미싱 등 소규모 공장에서 돌아가는 기계 소리가 가득했다. 한 집 걸러 한 집 꼴로 소규모의 패턴실과 부자재 가게들이 들어서 있었다.

신당점은 서울지하철 5호선 청구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6층 건물에 자리 잡았다. 총면적은 약 990평으로 업무 공간은 3인실부터 28인실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해당 건물은 1990년에 지어진 노후 빌딩이다. 당초 지하에는 목욕탕이, 지상에는소규모 생산공장 등이 들어서 있었다. 무신사는 이 빌딩이 주변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건물의 골조는 그대로 살리되 편의성을 갖춘 공간으로 전면 리모델링했다. 무신사가 임대해서 패션 종사자에게 재임대하는 구조다.

무신사 관계자는 "신당동은 중소 의류 부자재 업체부터 미싱, 패턴, 생산 공장 등이 밀집돼 기획부터 생산까지 연계된 클러스터가 구축돼 있다"며 "신당동이 소량 생산 거점으로서의 기능을 잃으면 창의적이고 트렌디한 신진 브랜드가 탄생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신사 스튜디오 신당점에서 바라본 신당동 일대. 패션 관련 생산 공장들이 몰려있다/사진=조한송 기자

무신사 스튜디오의 가장 큰 특징은 내부에서 의류 생산과 배송까지의 전 과정이 가능하도록 구축됐다는 것이다. 일례로 무신사는 입주사가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촬영 시설과 장비 대여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이밖에 의류 검수 및 패턴용 작업대를 비치해 뒀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택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입주사를 대상으로 실질적인 사업 운영에 필요한 멘토링, 교육 프로그램, 입주 사 간 네트워킹 행사 등도 진행한다.


정현기 무신사 스튜디오 커뮤니티 매니저는 "신당동점은 그간 무신사가 스튜디오를 5년간 운영하면서 쌓인 노하우가 집약된 곳으로 입주사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특히 신당동은 2차, 3차 의류 생산업체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디자인을 빨리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입주사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신당동점은 문을 연지 두달밖에 안됐지만 입주율이 70% 가량에 달한다. 이중 90%가 패션 관련 종사자다. 무신사 입점 브랜드이기도 한 여성복 '기준'도 얼마전 신당점에 둥지를 텄다. 신명준 기준 대표는 "일반 건물에서 사무실을 구하려면 사진룸 등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신당점은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생산처가 몰려 있어 미팅도 용이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2018년 동대문에 첫 스튜디오를 열었으며 지난해에 한남(2월), 성수(5월)에 각각 2·3호점을 열었다. 올해는 1월 한남1호점 맞은편에 한남2호점을 선보였다. 무신사는 앞으로도 신진 디자이너들이 원하는 지역에 스튜디오를 계속 열 계획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오픈 스튜디오 운영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입점사와 동반 성장하겠다는 의미가 크다"며 "패션 종사자들 간의 네트워크 기회를 확대해 패션 생태계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 스튜디오 신당점 내 자연광 스튜디오/사진 =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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