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도 번번이 무릎꿇는 NASH…한미약품, 다음달 신약 가능성 확인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3.05.25 14:59
한미약품이 개발중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중간결과가 다음 달 나온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도 개발에 번번이 실패해 '빅파마(대형 제약사)의 무덤'으로 통했던 NASH 신약 도전이기에 긍정적 중간 결과가 나올 경우 한미약품 신약 후보물질의 가치도 제고될 전망이다. 마침 해외 제약·바이오사들도 긍정적 임상 결과를 내놓는 양상이다. 아직 사실상 치료제가 없는 NASH 질환 정복을 위한 제약·바이오업계 도전의 2막이 시작된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개발한 NASH 신약 후보물질 HM12525A의 글로벌 임상 2a상 중간결과가 다음달 유럽간학회(EASL)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HM12525A는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한미약품은 2020년 HM12525A를 다국적 제약사 MSD에 기술수출했고, MSD가 주도한 글로벌 임상 2a상이 최근 종료된 상태다.

NASH는 음주와 상관없이 간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 악화 정도에 따라 간경화·간부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할 경우 간암까지 유발한다. NASH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이 어렵다. 생활 습관의 개선에 의한 체중 감소와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합병증의 치료가 NASH를 치료하기위한 사실상의 유일한 방법이다. 특히 치료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디트 스위스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0억 달러(약 26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일제히 NASH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2019~2020년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프랑스 젠핏이 모두 개발 과정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하지 못해 임상 3상을 중단했다. 노보노디스크도 임상 2상을 진행했지만 뚜렷한 결과를 얻지 못했으며 화이자도 임상 1상을 중단한 바 있다. 얀센은 NASH 관련 신약후보물질의 개발 권한을 반환했다.


사실상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기에 다음 달 유럽간학회에서 HM12525A의 긍정적 임상 중간결과가 나올 경우 해당 신약후보물질의 가치 제고가 예상된다는게 업계와 증권가 전망이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M12525A는 노보노디스크의 세미글루타이드와의 비교 임상을 통해 간 지방 감소 효과가 입증될 경우 NASH 치료제 시장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제약·바이오사들도 한미약품의 임상 중간결과 발표를 앞두고 속속 긍정적 임상 결과를 내놓는다. 최근 미국 바이킹테라퓨틱스는 임상 2b상에서 200명 이상의 환자에게 12주 동안 NAHS 신약후보물질 VK2809를 투여한 85%의 환자에게서 간 지방 함량이 최소 30% 감소했다는 중간 결과를 내놨다. 미국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는 1년간 950명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신약 후보물질 레스메티롬 80mg과 100mg를 투여했을 경우 모두 효과를 봤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임상 3상 결과 발표로 미국 허가신청까지 앞둔 신약 후보물질이 나올 만큼 NASH 치료제 개발 진행은 이전보다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도 여러 기업들이 개발에 나선 상태인데, 일단 개발속도가 가장 빠른 한미약품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결과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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