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항우연 연구진과 기업체 관계자들은 컴퓨터 간 통신 이상 원인 규명 작업에 들어갔다. 누리호는 현재 고흥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대에 기립한 상태로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누리호 2차 발사 당시엔 기체(機體) 내 레벨센서 결함으로 실내로 옮겨 작업했지만, 이번에는 기체 문제는 아니어서 외부에서 작업 중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발사체와 발사대에는 각각 수만가지 부품이 들어가 언제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오늘 안에 문제 원인을 규명해 보완하면 25일 발사도 시도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문제는 저온 헬륨을 공급하는 제어 시스템과 발사대 설비를 제어하는 시스템 간 통신 이상에서 비롯됐다. 누리호는 발사 전 추진제(연료·산화제)를 주입하는데 이 과정에서 영하 180℃, 220bar(바)의 극저온 고압 헬륨을 충전한다. 고압의 헬륨은 발사 직전 자동으로 압력이 빠져야 한다.
하지만 압력을 빼주는 밸브가 자동 제어되지 않았다. 누리호는 발사 10분 전부터 발사자동운용(PLO)에 들어간다. 사람 손을 떠나 사실상 컴퓨터에 발사를 맡기는 셈이다. 하지만 압력을 빼주는 밸브가 제어되지 않으면, 컴퓨터가 알아서 발사를 멈춘다. 이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발사를 미룬 것이다.
고정환 단장은 "수동으로는 밸브가 제어돼 기계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이나 발사자동운용 과정 중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며 "컴퓨터 통신 제어 문제만이 아닐 수 있고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모두 점검해봐야 구체적인 원인이 규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단장은 이어 "누리호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기립한 채 일주일을 버틸 수 있다"면서도 "무한정 길게 버틸 수는 없는 만큼 당장 원인 파악부터 재발방지 대책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고 단장은 '누리호 발사 전 리허설 등에선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1·2차 발사 당시엔 문제가 없었던 문제"라면서 "오늘 발사를 중단한 시점부터 연구진이 결함 파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저녁부터 내일 아침까지 원인파악과 결함 보완을 통해 25일 발사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엿다.
다만 다음주까지 설정된 발사 예비일을 지나면 누리호 3차 발사는 1개월 이상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태풍 마와르 등이 한반도를 향하고 있는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25일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발사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나로우주센터 프레스센터를 찾아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겨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최대한 문제 원인을 살펴서 내일 오전 중에 좋은 결과가 나오면 내일도 발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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