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셀라·컬리·오아시스…'1호 상장' 왜 어렵나 봤더니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 2023.05.24 15:19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1호 상장사' 수식어를 달고 나온 업체들이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초로 상장되는 경우다 보니 기상장사 중 유사 비교기업군을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근 IPO 시장이 냉각됐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와인업계 1호' 나라셀라의 부진…'1호 상장' 어렵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나라셀라는 지난 22~23일 진행한 일반청약에서 4.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 와인 관련 기업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나라셀라는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저조한 흥행을 보였다. 나라셀라는 앞서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78.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희망 밴드(2만원~2만4000원) 하단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최근 '업계 1호'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고 상장에 도전장을 내밀은 업체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이커머스 1호 상장'으로 기대받던 컬리와 오아시스도 줄줄이 미끄러졌다. 지난 3월에는 'AC(액셀러레이터) 1호 상장'을 내건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상장 도전을 멈췄다.

'1호 상장'을 내세웠던 해당 기업들은 기업 비교군을 찾는 데 난항을 겪었다. 와인 도매업을 하는 나라셀라는 세계적인 명품 루이비통을 보유한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와 국내 주류업체 롯데칠성하이트진로를 피어 그룹으로 선정했다가 시장 눈높이에 맞추고자 제외했다. 그 과정에서 공모가를 낮추고 증권신고서를 4차례 정정했다.


피어 그룹 선정 왜 어렵나…"문제는 IPO 시장 불황"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앞서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역시 비교기업을 기존 7개사에서 3개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상장 절차가 미뤄지다가 결국 철회신청서를 냈다. 3년 전 상장에 처음 도전했을 때도 초기 스타트업을 투자·발굴하는 액셀러레이터라는 흔치 않은 업종으로 인해 밸류에이션을 평가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이처럼 피어 그룹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것은 결국 최근 시장이 그만큼 냉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활황일 때와 달리 더 이상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이 당연시되지 않는 것처럼 최근 비교군 논란이 생기는 것도 결국 시장 눈높이가 낮아졌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PO에서 중요한 것은 비교기업군을 찾는 게 아니라 적정 회사 가치를 산출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과 업체·주관사의 시각이 다르다 보니 비교군 논란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장외시장에서는 높게 평가받았지만 최근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그만큼의 가치를 못 받다 보니 밸류에이션에 대한 괴리가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 연구원은 "본질은 현재 시장이 위축돼 있다는 점"이라며 "활황이면 유사하지 않는 비교군을 가져와 기업가치가 높아지더라도 '따상'이겠지만 지금은 반응이 냉담하기 때문에 결국 시장 상황과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최근 증권신고서 정정도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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