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관보에 따르면 한국 정부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22일) 미 상무부 반도체법 가드레일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한국 정부는 의견서에서 "한국은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 "가드레일 규정은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불합리한 부담을 주는 방식으로 '가드레일 조항'을 시행해선 안 된다고 믿는다"며 "이런 맥락에서 미국 정부가 제안한 규정안에 있는 '실질적인 확장'(material expansion)과 '범용(legacy) 반도체' 및 기타 핵심 용어의 현재 정의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어 중국 등 우려 국가의 기업과 공동 연구나 기술 특허사용계약을 하면 지원받은 보조금을 반환해야 하는 '기술 환수'(technology clawback) 조항이 제한하는 활동 범위도 더욱 명확히 해 달라고 요구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중국 등 우려 국가 내 범용 반도체 및 첨단시설 확충 제한, 일부 반도체 국가안보 중요 품목 지정 등의 내용이 담긴 반도체법 보조금 지원 관련 가드레일 세부 조항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세부 조항에 따르면 미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보조금 수령 시점부터 향후 10년간 우려 국가 내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을 5% 이상 실질적으로 확충할 수 없고, 범용 반도체의 신규 설비 추가 또는 생산능력 10% 이상 확장도 제한된다. 범용 반도체에 대해선 △28nm(1나노는 10억분의 1m) 이상 로직 반도체 △18nm 이상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로 규정했다.
KSIA는 "'기술 라이선스'의 정의에 특허가 포함되면 반도체 생태계에 필수적인 통상적인 상거래가 불필요하게 저해될 것"이라며 "특허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은 비용이 많이 드는 소송을 피하거나 해결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또 "특허 라이선스를 제한하는 것은 건전한 정책 목표인 국가안보와 관련된 노하우의 이전을 금지하는 것을 진전시키지 못하고, 자금 지원 대상자를 전략적으로 불리하게 만든다"며 "최소한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해외 관련 기업과 특허 교차 라이선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의를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SIA는 '외국 우려 단체'(foreign entities of concern)의 정의가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하다며, 수출통제명단에 포함된 기업 등으로의 축소도 요구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 심사 과정에서 기업에 민감한 기술·기밀 정보 요청을 자제하고, 기업과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 정부의 의견서 공개본에는 정부가 요청하는 '실질적 확장'의 범위와 범용 반도체 정의 재검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미 반도체법 지원금을 받는 한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게 규정을 완화해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미 연방 관보에 올라온 의견에서 따르면 삼성전자는 '실질적 확장'에 대한 정의적인 설명, '기술 환수'에 대한 용어와 정의 수정을 요구하며 반도체 제조 발전을 위한 국제적 연구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의견서에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채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른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반도체법에 포함된 가드레일 규정을 시행함에 따라 향후 관여와 논의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안된 규정안과 관련된 의견이 포함된 사업 기밀을 제출했다"고 전해, 추가 의견서를 비공개로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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