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에 얼어붙은 美 지갑…식료품·차량 유지비에만 돈 쓴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3.05.22 15:26
/사진제공=삼정KPMG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외식, 가구, 사무용품 등 비필수재 부문의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22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 미국 소비자 동향 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미국 소비자 1091명을 대상으로 구매 행동 변화 및 올해 예상 지출 계획에 대해 설문 조사를 진행한 내용이 담겼다.

이 조사에 응답한 미국 소비자들은 올해 필수재에 해당하는 식료품 지출액이 15%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주유비, 자동차 보험료, 자동차 수리비 등 차량 유지에 사용되는 자동차 관련 지출이 11%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비필수재에 해당하는 품목에선 여행(0.7%)에서만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외에 가구(-8.8%), 사무용품(-5.2%), 외식(-0.2%)에서는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했다. 지출 우선순위가 '원하는 것'(Wants)에서 '필요한 것'(Needs)으로 달라진 것이다.

코로나19(COVID-19) 시기 보편화된 온라인 식료품 구매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식료품 구매 시 온라인 채널 이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온라인 장보기 지출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비중은 연간 소득이 비교적 낮은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며 "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최저가 제품을 구매하려는 의도가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며 오프라인 쇼핑몰을 방문하려는 소비자도 줄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오프라인 쇼핑몰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소비자는 전년 대비 4% 감소한 68%였다. 반면 쇼핑몰 방문 시 이용하는 매장 수는 2022년 5.6회에서 2023년 5.7회로 오히려 증가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사용은 확대됐다. 전체 응답자의 45%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바일 결제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특히 Z세대에서는 3분의 2 이상의 소비자가 대면 결제 시 모바일 결제를 '가끔 이용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9%는 '항상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은 제품의 친환경성 등을 중요하게 살펴보고 구매를 결정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75%는 친환경 제품을 표방한 제품 구매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경향은 응답자의 연령이 낮을수록 두드러졌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구매 의사를 결정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Z세대(50%)가 베이비부머 세대(30%)보다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 소비재·유통산업리더인 신장훈 부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에 소비자들의 지출 습관 및 소비 패턴 변화가 두드러졌다"며 "특히 Z세대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에 이러한 소비 패턴 변화의 흐름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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